30일 서울 소공동 삼성본관 대회의실. 여자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장에서 만난 신혜인(18·숙명여고 3년)은 스타일이나 싱그러운 웃음 모두 천재골퍼 미셸 위(14)를 연상케 했다. 공교롭게도 둘은 키가 똑같다.
이날 드래프트장에 나온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교복을 입고 온 신혜인의 주머니 밖으론 형형색색의 작은 휴대전화 액세서리들이 삐죽이 나와 있었다. 집에서 슈퍼마켓 심부름을 시키면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나서는 전형적인 신세대.
그는 자신의 인터넷 팬카페(http://cafe.daum.net/ilovesin)도 갖고 있다. 올 3월 춘계전국중고농구연맹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유명세를 타면서 생긴 팬카페다. 30일 현재 회원이 2만명을 넘어섰을 만큼 인기폭발.
이날 드래프트장으로 떠나기 전 신혜인은 인터넷 카페에 ‘안떨려고 했는데;; 엄청 떨리네요.ㅠ-ㅠ, 손이 덜덜덜;; 암튼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비장한 ‘출사표’를 올렸다. 드래프트 결과는 전체 4순위로 신세계 쿨캣에 지명. 42명의 여고졸업예정 선수 중에서 뽑힌 선수는 14명뿐이니 1라운드 4순위면 대성공이다.
신혜인은 “가고 싶었던 팀 중의 하나라 너무 좋아요”라며 기뻐했다. ‘왜 좋으냐’고 물었더니 바로 “유니폼이 예쁘잖아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는 요즘 ‘스포츠 얼짱’으로 불린다. ‘얼짱’은 ‘얼굴이 가장 잘 생긴 사람’이라는 인터넷 신조어. 얼마 전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www.daum.net)’이 실시한 투표에서 월드컵 축구스타인 안정환을 제쳤다.
그렇다고 얼굴만 예쁜 선수라고 생각하면 오산. 가드 겸 포워드로 청소년대표까지 지냈고 지난 연맹회장기대회에선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작 그의 불만은 날씬한 몸매. 체중이 적게 나가 골밑에서 밀리기 때문이라는 것. 그래서 70kg까지 체중을 늘리려고 매일 밤 라면을 끓여먹는단다. ‘몸매가 망가질 텐데…’라고 하자 “지금 중요한 건 농구를 잘 하는 거예요”라고 다부지게 대답한다.
신혜인은 신치용 삼성화재 배구팀 감독(48)과 여자농구 국가대표를 지낸 전미애 국일정공 감독(43)의 둘째딸. 어머니 전씨도 현역시절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여자농구에 오랜만에 대형 스타가 뜬 것같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여자프로농구 2004 신입선수 선발
▽금호생명=정미란(삼천포) 임현지(숙명) ▽국민은행=정선화(수피아) ▽현대=최윤아(대전여상) 김보현(동주여상) ▽신세계=신혜인(숙명) 한미라(법성상) ▽우리은행=정안나(선일) 홍보라(수원) 박은혜(효성) 정지문(춘천) 이자행(동일전산) ▽삼성생명=이미화(삼천포) 김태경(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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