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대형 스트라이커로 꼽히는 정조국에게 최근 몇 개월은 시련의 시간이었다.
특급 골잡이를 구하는 움베르토 쿠엘류 감독의 국가대표팀에 잠시 탑승했지만 탈락한 뒤 지난달 홍콩과의 올림픽 2차 예선을 앞두고는 올림픽대표팀 최종 명단에서도 제외되는 설움을 겪었다. 소속팀으로 복귀했지만 어린 나이에 대표팀 탈락의 충격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고 2군으로 떨어져 기본기를 다시 다지기도 했다.
2군행에는 안양 조광래 감독의 깊은 뜻이 숨어 있었다. 조 감독은 정조국이 짧은 기간에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대표팀에 오래 합류해 있는 것은 ‘잃는 것이 더 많다’고 판단했다. 또한 골잡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스트라이커로서의 기술이 아닌 축구선수의 기본기술을 완벽하게 몸에 익히는 것이 급선무라고 보고 2군에서 패스와 드리블, 트래핑 등 공 다루는 기술부터 다시 연마토록 한 것. 정조국이 오랫동안 잡지 않았던 줄넘기를 하며 순발력과 체력을 키운 것도 이때다.
이런 주위의 배려 덕에 정조국은 부진에서 빨리 탈출했다. 지난달 29일 성남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시즌 12호골을 터뜨린 것. 12골은 올 시즌 프로축구 신인 중 최고의 활약.
정조국은 K리그 하위권으로 추락한 소속팀의 다급한 사정으로 성남전과 같은 날 열린 일본청소년대표팀과의 평가전에 불참했지만 지난달 31일부터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시작된 대표팀 합숙훈련에 합류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정조국의 목표는 수원컵 우승을 발판삼아 29일부터 열리는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한국을 4강에 올리는 것.
정조국의 투톱 파트너로는 지난달 29일 일본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김동현(19·오이타)이 내정된 상태. 정조국은 “컨디션을 회복한 데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우승 때 같이 뛰었던 동현이와 다시 호흡을 맞추게 돼 목표 달성에 자신감이 든다”고 말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수원컵 한국팀 경기 일정
△슬로바키아전(4일 오후 6시)
△콜롬비아전(6일 오후 7시)
△호주전(8일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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