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유도 경량급을 대표하는 김형주(28)와 정부경(26·이상 한국마사회). 66kg급 지존 자리를 놓고 각축 중인 두 선수가 2004아테네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제대로 맞붙었다.
김형주는 2002부산아시아경기 우승자. 정부경도 2000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두 선수가 맞수가 된 것은 시드니올림픽 직후 열린 대통령배대회부터. 60kg급으로 활약하던 정부경이 지나친 체중 감량으로 간염증세가 악화돼 혼이 난 뒤 체급을 올린 것. 때마침 전북체육회 소속이던 김형주가 마사회에 입단, 두 선수는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물러 설 수 없는 대결을 계속해 오고 있다.
실력은 막상막하. 김형주가 업어치기와 어깨로메치기 등의 상체기술에 능하다면 정부경은 허리후리기, 허벅다리 등의 발기술을 즐겨 쓴다. 상대 전적도 올 전국체전까지 모두 7차례를 맞붙어 4승(정부경)과 3승(김형주)을 나눠 가질 만큼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마사회 이홍래 감독은 “김형주가 지독하게 부지런한 노력파라면 정부경은 신체조건이 좋고 순발력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국제대회 출전 경력은 ‘터줏대감 격’인 김형주가 월등히 앞선다. 체급을 올린 뒤 힘이 달린 정부경이 기복심한 플레이를 펼치는 사이 김형주는 부산아시아경기와 올 오사카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독식했다.
정부경이 66kg급 선수로 완전히 자리잡은 것은 최근 끝난 제주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부터. 정부경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60kg급 선수로 활약할 당시 보여 주었던 빠르고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여 11일부터 열리는 2004아테네올림픽 국가대표 1차선발전에서 김형주와 한치 양보 없는 접전을 예고했다.
권성세 남자대표팀 감독은 “정부경이 새 체급에 완전히 적응했다. 최근 플레이만 보면 정부경이 김형주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두 맞수 중 아테네행 티켓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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