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로부터 가장 주목을 받았던 선수들이다.
마쓰이는 7년연속 3할타율의 정교함에다 2년연속 30홈런과 80타점 이상을 거둔 배팅파워, 한시즌 62도루(97년)를 성공시켰을 정도로 빠른 발을 지닌 호타준족의 유격수.
1m73, 75㎏의 작은 체구지만 올해 뉴욕 양키스로 간 마쓰이 히데키에 필적할만한 타격능력을 갖췄다고 해서 일본에선 '리틀 마쓰이'로 불린다.
똑같이 95년 프로에 입문한 이승엽과 마쓰이는 올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을 얻게 돼 나란히 미국 프로야구 진출을 선언한 상태.
이 때문에 10여개의 메이저리그 구단은 한일 양국에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둘을 체크하기 위해 극동담당 스카우트들을 앞다퉈 대회가 열린 일본 삿포로로 파견시켰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평가한 둘의 성적표는 과연 어떨까.
일단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비슷하다. 2경기를 통해 이승엽이 홈런없이 7타수 2안타 3타점, 마쓰이도 홈런없이 8타수 3안타 3타점을 올렸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이승엽보다 마쓰이에 대한 관심도가 훨씬 높았던 게 사실.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의 사례에서 보듯 일본 최고수준의 타자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게 입증됐기 때문에 스카우트들로선 마쓰이 가즈오에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실제로도 마쓰이는 후한 평가를 받았다. 이번 대회를 지켜본 뉴욕 양키스의 존 콕스 극동담당 책임자는 "타격과 주루, 수비 등 여러방면에 재능이 뛰어난 '유틸리티 플레이어(Utility player)'다. 메이저리그가 선호하는 스타일의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엽에 대해선 "좋은 타자지만 스트라이크존(선구안)에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둘을 비교해달라는 물음에는 "수비위치가 유격수(마쓰이)와 1루수(이승엽)로 구분되고 타격스타일도 달라 비교하긴 어렵다"며 "유틸리티 플레이어와 파워히터 가운데 어떤 스타일이 낫다라고 잘라 말할 수도 없다. 짐 토미(필라델피아 필리스 1루수)처럼 일발장타의 능력만을 갖춘 선수도 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대회가 끝난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어떤 '스카우팅 리포트(보고서)'를 구단에 올릴 지는 두고 볼 일. 하지만 마쓰이쪽에 많은 페이지를 할당할 게 분명해 보인다.
삿포로=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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