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실링 보스턴 가나…김병현 선발입지 좁아져

  • 입력 2003년 11월 25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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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시절인 2002년 7월 28일 세이브를 따내 자신의 선발승을 지켜낸 김병현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는 실링. 동아일보 자료사진
애리조나 시절인 2002년 7월 28일 세이브를 따내 자신의 선발승을 지켜낸 김병현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는 실링. 동아일보 자료사진
2001년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인 커트 실링(37·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보스턴 레드삭스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스포츠전문채널인 ESPN 등 미국의 주요언론들은 25일 일제히 보스턴 레드삭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실링의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트레이드의 주 내용은 실링을 내주는 애리조나가 보스턴으로부터 좌완 케이시 포섬과 우완 브랜든 리용, 마이너리그 유망주를 받은 뒤 이 선수들을 밀워키의 대형 1루수 리치 색슨을 데려오는 데 활용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삼각트레이드인 셈.

실링은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 자신의 집으로 몰려든 취재진에게 “보스턴으로부터 트레이드를 제안받았다”고 확인했다. 트레이드 거부권을 갖고 있는 실링은 72시간 안에 보스턴과 협상을 한 뒤 트레이드를 거부할지, 받아들일 지를 결정해야 한다.

내년 시즌까지 애리조나와 계약이 돼 있는 실링은 1200만 달러의 연봉과 200만 달러의 보너스 옵션을 보장받고 있다. 그는 “새로운 다년계약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이곳을 떠나지 않겠다. 3년 계약을 요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실링은 평소 강팀으로의 이적을 희망한 바 있어 보스턴이 다년계약만 보장한다면 트레이드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해 부상으로 8승(9패)에 그쳤지만 2001년 22승, 2002년 23승을 거둔 특급투수다.

이 트레이드가 예상대로 이뤄진다면 애리조나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보스턴의 김병현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은 확실한 선발인 실링의 가세로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함께 ‘원투펀치’를 구성하게 되고 데릭 로와 팀 웨이크필드가 3,4선발로 뛴다. 선발 자리를 노리는 김병현의 입지가 훨씬 좁아지는 셈.

게다가 보스턴은 FA(자유계약선수)시장에 나온 오클랜드의 특급 마무리 케이스 폴크 영입을 추진 중이어서 김병현과 결별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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