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격파할 정조국-김동현의 ‘황금 투톱’
독일의 경기 스타일은 성인대표팀과 비슷하다. 단조로움 속에서 강인함을 추구하는 스타일. 여기에 명수비수 출신 울리 슈티리케 감독은 수비조직력을 바탕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변칙을 가미했다.
독일의 골문을 겨냥하는 한국의 해결사는 정조국(안양 LG)과 김동현(오이타 트리니타) 콤비. 올해 들어 10골을 합작해낸 정-김 듀오는 각각 1m83과 1m85의 장신으로 월등한 체격조건을 갖춘 선수들이 버틴 독일 문전을 뚫는 데 최적격.
정조국은 “첫 경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반드시 내 발로 첫 골을 넣어 4강으로 가는 첫 단추를 꿰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김동현도 “첫 경기가 결승전이라는 각오로 전력을 다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밝혔다.
▽지켜봐야 할 변수
당초 올 3월 열릴 예정이던 이번 대회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연기되면서 양팀 모두 엔트리의 변화가 적지 않았다. 한국은 박주영(청구고), 이호(울산), 한재웅(부산)이 새로 수혈됐고 독일도 당초 멤버 중 상당수가 교체됐다. 독일은 유럽리그 일정 때문에 베스트 멤버 7명이 합류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전력이 약화됐는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듯.
큰 대회 첫 경기에 약한 한국축구의 징크스를 떨쳐버릴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 한국은 지난해 월드컵에서 폴란드에 첫 승을 거둔 것을 빼면 큰 대회 첫 경기에 항상 고전했다. 세계청소년선수권도 예외는 아니어서 4강 신화를 이룬 83년 멕시코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코틀랜드에 0-2로 졌고, 99년 나이지리아대회 첫 경기 역시 포르투갈에 1-3으로 패했다.
▽이변은 없다
이날 열린 개막전에서 유럽의 다크호스 슬로바키아가 주최국 아랍에미리트를 4-1로 대파했다.
슬로바키아는 아부다비 알 자에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조직력이 허술한 아랍에미리트 수비진을 유린했다. 지난달 수원컵 4개국 초청대회에서 한국과 0-0으로 비겼던 슬로바키아는 이날 경기 시작 5분 만에 밀로스 브레진스키가 헤딩슛으로 기선을 제압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아부다비=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박성화 한국대표팀 감독=훈련기간이 한 달 남짓해 충분하지는 않지만 팀이 괜찮은 단계에 올라왔다고 자부한다. 선수들의 컨디션도 좋고 자신감도 충만해 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적응이 빨라 많은 성과를 거뒀다. 첫 경기는 전체 판도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독일을 꺾고 4강 목표를 향해 출발하겠다. 두껍게 수비벽을 쌓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해 조별리그 통과의 발판을 마련하는 게 기본 전략이다. 기술적으로는 독일에 뒤지겠지만 조직력으로 정면 돌파하겠다.
▽울리 슈티리케 독일대표팀 감독=한국은 강한 조직력을 갖춘 팀으로 알고 있다. 2월 한국과 웨일스의 경기를 직접 관전했는데 힘겨운 상대가 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이 우리를 이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최전방에 서는 장신의 투톱 스트라이커(정조국 김동현)와 키가 작고 빠른 공격수(최성국)가 돋보이는 것 같다. 우리팀은 주전 멤버 7명이 소속 리그의 사정 등으로 합류하지 못했고 새로 선발한 4명은 거의 호흡을 맞춰보지 못한데다 경험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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