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1시30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2003세계청소년(20세 이하) 축구선수권대회 파라과이와의 F조 예선 2차전을 앞두고 박성화 감독은 ‘리틀 태극전사’ 김동현(19·오이타 트리니타)에게 수비진 초토화의 특명을 내렸다.
1차전에서 한국에 0-2로 완패한 독일의 울리 슈티엘리케 감독은 “18번(김동현 등번호)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그 선수 때문에 우리 미드필드와 수비라인에 혼선이 왔다”고 극찬했다. 로날도 칠라베르트 파라과이 감독도 한국 대 독일전을 관전한 뒤 “18번을 잘 막지 못하면 큰 어려움에 처할 것 같다”며 김동현을 경계대상으로 꼽았다.
1m87, 85kg의 탄탄한 체격을 갖춘 스트라이커 김동현이 최전방에서 전방위로 휘젓고 다니며 거친 몸싸움으로 수비라인을 흔들어 놓는 바람에 한국이 ‘전차군단’ 독일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는 분석.
김동현은 “이번엔 골로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고 파라과이전 출사표를 던졌다. 김동현은 “파라과이는 독일보다 몸싸움도 심하지 않고 수비도 느슨해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 보였다.
김동현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의 주역. 올해 일본에 진출하는 바람에 각종 평가전에 많이 뛰진 못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3골을 터뜨려 한국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번 대회는 김동현에게 세계무대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 그는 올해 한양대에 입학한 뒤 휴학하고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아 자존심이 상해 있는 터. 이번 대회에서 한국을 4강까지 올려놓는 주역으로 활약한 뒤 유럽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김동현과 함께 투톱으로 파라과이 수비라인을 휘저을 선수는 정조국(안양 LG)이다. 독일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왼쪽 날개 이호진(성균관대)은 왼쪽 무릎 인대 부상으로 2차전 출전이 어렵다. 그 자리에는 조원희(광주 상무) 또는 남궁웅(수원 삼성)이 출격할 예정.
왼쪽 수비수 박주성(수원 삼성) 자리는 독일전에 교체 투입됐던 김치우(중앙대)가 들어가 김치곤(안양 LG)-김진규(전남 드래곤즈)-오범석(포항 스틸러스)과 ‘포백라인’을 이룬다. 수문장 김영광(전남 드래곤즈)은 이번 경기에서 8게임 연속 풀타임(720분) 무실점에 도전한다.
이번 경기는 한국이 79년 일본 고베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파라과이에 0-3으로 완패한 이후 24년 만의 설욕 기회. 먼저 승점 3점을 따내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박성화호는 파라과이를 꺾고 승점 6점을 확보해 16강 진출을 사실상 확정하겠다는 각오다.
아부다비=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박성화 한국 감독=파라과이는 미국에 졌지만 실제 전력은 오히려 앞섰다. 미드필더 3명이 뛰어나지만 수비는 약간 느슨하다. 공수간격이 벌어지는 틈을 이용해 역습을 펴겠다. 청소년 경기는 흐름이 중요하다. 수비를 두텁게 하는 기본 전략을 고수하겠다.
▽롤란도 칠라베르트 파라과이 감독=한국은 매우 빠르고 잘 훈련된 팀이다. 힘겨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의 1차전에서는 우리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져 패했지만 한국전에 승부를 걸겠다. 선수들의 컨디션은 좋고 부상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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