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대표팀]“나를 다치게 했는데도…” 밉지않은 獨선수

  • 입력 2003년 12월 2일 17시 52분


“나를 다치게 한 선수인데도 미워할 수 없어요.”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내게 해를 가하면 적이 되는 법. 하물며 생면부지의 외국 선수에게 부상을 당했다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열리고 있는 2003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과 독일 선수의 ‘몸짓 우정’이 감동을 주고 있다.

한국의 박주성과 독일의 세바스티안 크나이슬. 크나이슬은 지난달 30일 열린 한국-독일전에서 전반 27분 박주성에게 심한 태클을 걸어 왼쪽 발목을 접질리게 한 장본인. 박주성은 이 바람에 당분간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상태.

다음날 선수촌에서 박주성을 만난 크나이슬은 달려와 몸짓 발짓으로 사과했다. 박주성은 처음엔 웃어 넘겼다. 그런데 보기만 하면 달려와 사과하는 바람에 이젠 오히려 미안한 생각이 든다는 것.

그래서 크나이슬이 또 달려오면 박주성도 손짓 발짓으로 “이젠 됐다. 너무 그러면 내가 더 미안하다”고 한다고. 말은 안 통하지만 축구 하나로 이들은 친구가 됐다.

아부다비=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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