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도 한국의 우승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7일 제주 핀크스GC(파72)에서 열린 2003우리금융-핀크스컵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총상금 50만달러) 최종일 경기.
전날 싱글 홀 매치플레이(홀마다 승부를 가리는 방식)에서 승점 16점(7승2무3패)을 획득하며 기선을 제압한 한국은 이날 12명이 맞대결을 벌인 스트로크 매치플레이(최종 타수로 승부를 가리는 방식)에서 승점 12점(5승2무5패)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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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로써 총점 28점(12승4무8패)를 획득, 일본(20점·8승4무12패)을 8점차로 여유있게 따돌리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로 4회째인 이 대회 역대 전적은 한일 양국이 각각 2회씩 우승. 한국팀엔 우승상금 26만달러, 일본엔 그 절반인 13만달러가 돌아갔고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인 고우순(39)을 비롯해 2승을 거둔 4명은 특별상금 11만달러를 나눠가졌다.
이날 승부는 6번째 게임(김영-스즈키 가오리)에서 일찌감치 판가름났다. 앞선 5게임에서 3승1무1패를 기록해 승점 23점을 올린 한국은 김영이 스즈키를 꺾으면서 승점 25점을 따 남은 6게임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17번홀까지 2타를 앞섰던 김영은 18번홀 드라이버티샷이 바람에 밀리면서 오른쪽 워터해저드 언저리에 떨어져 위기를 맞았다. 그린을 직접 노리기에는 힘든 라이였고 그린 앞에는 개울까지 있었다.
이 위기에서 김영은 미국LPGA투어 멤버답게 노련한 코스매니지먼트를 발휘했다. 무리하지 않고 페어웨이로 빠져나와 3온시킨 뒤 2퍼팅으로 보기를 기록, 파세이브에 그친 스즈키의 추격을 1타차로 따돌린 것.
한편 한국팀의 ‘선봉장’ 박세리(CJ)는 일본팀 ‘에이스’ 후도 유리(27)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박세리는 이날 24명의 선수 중 가장 많은 4개의 버디를 낚으며 유일하게 언더파(2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전날 압승의 여유 때문에 노장임에도 이날 첫 조로 출전한 한국팀 주장 구옥희(47)는 최종 18번홀에서 3m짜리 파퍼팅을 성공시켜, 기무라 토시미(35)와 극적인 동타(75타)를 이루며 후배들에게 승부욕을 불어넣었다.
제5회 대회는 내년 12월 일본에서 열릴 예정이다.
제주=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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