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빨간머리 투혼’…최성국 한일전 앞두고 ‘필승다짐 염색’

  • 입력 2003년 12월 8일 18시 00분


아브다비=연합
아브다비=연합
“한국축구의 붉은 혼을 보여주고 싶다.”

‘리틀 마라도나’ 최성국(20·울산 현대·사진)이 2003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일본과의 16강전을 하루 앞둔 7일 머리를 빨간색으로 물들이고 아부다비 자이드스포츠시티 훈련장에 나타났다. 최성국은 “한국축구대표팀의 상징이 붉은색인데다 교민들도 ‘붉은 악마’의 빨강 셔츠를 입고 응원하고 있다. 한국축구의 대명사인 붉은색의 힘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염색했다”고 밝혔다.

최성국은 현지에서 직접 염색약을 사 동료의 손을 빌려 머리를 물들였다.

그의 빨간색 머리엔 그동안의 마음고생도 담겨 있다. 한국 최고의 플레이어였지만 쇄골 부상으로 F조 예선 첫 경기인 독일전에 뛰지 못했고 파라과이전 후반 조커로 잠시 투입된 뒤 미국전에선 또다시 벤치를 지켰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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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화 감독이 “결정적인 순간에 뛰어야 한다”고 위로했지만 최성국은 16강 진출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해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었다.

그러나 최성국은 “축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뛰지 못하더라도 그라운드에 있는 동료들과 함께 마음으로라도 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머리를 염색했다”고 말했다.

최성국은 한국을 떠나기 직전엔 은색 머리를 금색으로 물들였었다.

아부다비=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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