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풍운아’ 심재학…두산, 기아로 전격 트레이드

10일 기아로 트레이드 됨으로써 프로 데뷔 10시즌 만에 4개팀의 유니폼을 입게 된 심재학. 그는 스타급 선수 가운데 ‘팀 이적 최다 기록’을 세우게 됐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두산 ‘심대포’ 심재학(31)이 호랑이 유니폼을 입는다.

두산은 10일 왼손 외야수 심재학을 내주는 대신 기아의 사이드암스로 투수 박진철(28)과 왼손 1루수 황윤성(29)을 받는 1 대 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심재학은 고려대 1학년 때 국가대표팀 4번타자를 맡았던 거포. 그러나 프로에 입단한 뒤에는 들쭉날쭉한 성적으로 소속 팀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지 못했다.

또 구장 규모가 큰 수도권 팀만 옮겨 다닌 탓에 20홈런을 넘긴 시즌이 2000, 2001년 두 해에 불과해 홈런타자로서의 이미지를 굳히지 못했다.

심재학은 심정수와 맞바꿔져 두산으로 이적한 2001년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타율 0.344로 2위에 올랐고 24홈런 88타점의 눈부신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는 불과 한 시즌 만에 타율이 1할 가까이 떨어진 0.245에 머물렀고 벤치를 지키는 날이 더 많았던 올해는 0.236에 5홈런 27타점의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95년 LG에서 데뷔한 이후 현대(2000년) 두산(2001년)을 거쳐 기아가 4번째 팀. 그러나 기아는 이번 결정이 윈윈 트레이드라는 입장. 기아는 심정수와 함께 최고의 우익 수비를 자랑하는 심재학을 영입함으로써 이종범-박재홍-심재학의 최강의 외야 라인을 구축하게 됐고 공격에서도 장성호가 홀로 지키던 좌타 라인의 균형을 맞췄다는 것.

두산도 선발급 투수와 백업 1루수의 보강으로 남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

세대교체를 기치로 내건 두산 김경문 감독은 “심재학에겐 미안하게 됐다”면서도 “이제 이름값으로 야구를 하는 시대는 지났다. 남아 있는 선수들에게 코칭스태프의 강력한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두산은 전날 자유계약선수(FA) 정수근의 보상선수로 받은 롯데 투수 문동환을 곧바로 한화 백업포수 채상병과 맞바꿨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