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의 짐 콜번(사진) 투수코치가 이승엽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좌절된 이유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털어놨다.
콜번 코치는 최근 ‘MLB korea.com’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구단도 한국에서 오는 첫 번째 포지션 플레이어(야수)에게 선발자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며 “미국에 건너와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서 선발자리를 차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이승엽을 못 믿는 이유에 대해 “한국 프로출신 타자가 아직 미국에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일본 프로출신 선수들도 똑같은 과정을 겪었다”고 밝혔다. 미국 밖에서의 성적으로 선발자리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마이너리그 또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실력으로 선발자리를 차지해야한다는 뜻.
콜번 코치는 “한국에서 오는 포지션 플레이어는 마이너리그부터 단계를 밟아야 한다. 시카고 컵스의 마이너리그를 거친 최희섭이 좋은 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선수였다고 해도 같은 과정이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1년부터 다저스 투수코치를 맡고 있는 그는 미국내 야구인중 ‘지한파’로 분류된다. 90년부터 4년간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 투수코치를 했고 96년부터 5년간 시애틀 매리너스의 극동담당 스카우트로 일해 한국과 일본야구 사정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시애틀의 사사키 가즈히로와 스즈키 이치로 스카우트도 담당했다.
콜번 코치의 말처럼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프로야구 선수에 대한 인식은 낮은 게 사실. 유일하게 프로 출신으로 미국 무대에 진출한 이상훈(LG)은 주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마이너리그팀을 전전하다 실패해 돌아왔고 ‘포스팅시스템(우선입찰제)’에 나온 임창용(삼성)과 진필중(LG)은 형편없는 몸값을 제시받았다. 처음 미국 무대에 도전했던 이승엽 역시 마찬가지.
하지만 ‘일본 최고는 미국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이 검증된 이상 이승엽이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한다면 2년 후 상황은 달라질 게 분명하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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