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아버지냐 팀이냐 모진 인연이군요” SBS 김상식코치

  • 입력 2003년 12월 26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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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떡해.” 소속팀 몰수게임과 아버지인 한국농구연맹 김영기 총재의 사퇴 파문으로 난감해 하고 있는 SBS 김상식 코치. 미국 유학 중인 김 코치는 공과 사의 경계선에 놓인 자신의 처지를 답답해 했다. 3월 선수 은퇴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상식 코치. 사진제공 KBL
“난 어떡해.” 소속팀 몰수게임과 아버지인 한국농구연맹 김영기 총재의 사퇴 파문으로 난감해 하고 있는 SBS 김상식 코치. 미국 유학 중인 김 코치는 공과 사의 경계선에 놓인 자신의 처지를 답답해 했다. 3월 선수 은퇴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상식 코치. 사진제공 KBL
“당장 귀국하려고 짐까지 꾸렸어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영문인지….”

미국으로 농구유학을 떠난 SBS 김상식 코치(35)는 답답하다. 소속팀 SBS의 몰수게임 파문과 아버지인 한국농구연맹(KBL) 김영기 총재의 사퇴 선언…. 요 며칠 동안 일도 손에 안 잡혀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에 있는 집에서 인터넷으로 한국의 농구 뉴스만 봤다.

26일 어렵게 전화 인터뷰에 응한 그는 대뜸 “한국에서 난리가 났던데. 어떻게 될 것 같아요”라고 물었다.

“SBS에서 코칭스태프에 징계를 내렸고 저를 불러 벤치에 앉힌다는 뉴스를 보고 당장 달려가려고 짐부터 쌌어요. 아파트 처분 문제를 궁리하고 필요 없는 물건은 팔려고 했죠.”

하지만 다음날 김 총재가 사의를 밝힌 뒤 SBS가 자신의 귀국을 보류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구단에서 공식 통보는 없었습니다. 궁금해서 프런트 직원에 문의했더니 조만간 연락이 갈 거라고만 했어요.”

전날 김 코치는 3시즌 자격정지를 받은 SBS 이상범 코치의 전화를 받았다.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자기 때문에 형의 아버지까지 물러나시게 됐다고. 괜찮다고 했어요. 너라도 잘 풀려야 할 텐데라고 했죠.”

마음고생이 심할 아버지에겐 정작 전화 한 번 못 걸고 대신 어머니에게 안부를 물었다는 김 코치.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농구를 시작한 그는 아버지가 자신 때문에 총재직에서 일찍 물러나려 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아들이 코치로 있는데 아버지가 총재로 일하면 공연한 오해를 사기 쉽다고 김 총재가 언급했던 것.

“저는 아직 젊고 기회가 많잖아요. 미국 유학을 연장하더라도 아버지는 총재 임기를 다 채우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유학을 보내준 구단 입장도 생각해야 하고….”

5월 결혼한 다음날 바로 미국으로 건너간 김 코치는 1년 계획으로 미국 대학농구팀 USC와 LACC에서 객원 코치를 맡고 있다. 김 코치는 “하루빨리 사태가 수습되기를 바랄 뿐”이라며 난감해 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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