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농구유학을 떠난 SBS 김상식 코치(35)는 답답하다. 소속팀 SBS의 몰수게임 파문과 아버지인 한국농구연맹(KBL) 김영기 총재의 사퇴 선언…. 요 며칠 동안 일도 손에 안 잡혀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에 있는 집에서 인터넷으로 한국의 농구 뉴스만 봤다.
26일 어렵게 전화 인터뷰에 응한 그는 대뜸 “한국에서 난리가 났던데. 어떻게 될 것 같아요”라고 물었다.
“SBS에서 코칭스태프에 징계를 내렸고 저를 불러 벤치에 앉힌다는 뉴스를 보고 당장 달려가려고 짐부터 쌌어요. 아파트 처분 문제를 궁리하고 필요 없는 물건은 팔려고 했죠.”
하지만 다음날 김 총재가 사의를 밝힌 뒤 SBS가 자신의 귀국을 보류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구단에서 공식 통보는 없었습니다. 궁금해서 프런트 직원에 문의했더니 조만간 연락이 갈 거라고만 했어요.”
마음고생이 심할 아버지에겐 정작 전화 한 번 못 걸고 대신 어머니에게 안부를 물었다는 김 코치.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농구를 시작한 그는 아버지가 자신 때문에 총재직에서 일찍 물러나려 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아들이 코치로 있는데 아버지가 총재로 일하면 공연한 오해를 사기 쉽다고 김 총재가 언급했던 것.
“저는 아직 젊고 기회가 많잖아요. 미국 유학을 연장하더라도 아버지는 총재 임기를 다 채우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유학을 보내준 구단 입장도 생각해야 하고….”
5월 결혼한 다음날 바로 미국으로 건너간 김 코치는 1년 계획으로 미국 대학농구팀 USC와 LACC에서 객원 코치를 맡고 있다. 김 코치는 “하루빨리 사태가 수습되기를 바랄 뿐”이라며 난감해 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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