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목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T&G V투어2004배구 목포투어(2차)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경기. 대회 7연패를 이룬 ‘명장’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과 1970년대 한국을 대표했던 컴퓨터 세터 출신인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의 첫 맞대결로 관심을 끈 이날 경기에서 정작 주인공은 이형두였다.
실업 2년차인 이형두는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23번의 공격 중 15개를 성공시키는 등 양 팀 최다인 19득점을 챙겨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국내 최고의 레프트 신진식이 버틴 삼성화재에서 그동안 이형두가 설 자리는 좁았다. 하지만 이형두는 신진식이 어깨부상으로 시즌 개막 이후에도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형두는 이미 1차 투어에서 공격성공률 1위(57.14%)에 득점 6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될성부른 떡잎’. 팀의 2차 투어 첫 경기인 이날도 빠르고 탄력 넘치는 점프로 고비마다 강타를 내리꽂으며 현대캐피탈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이형두는 1세트 21-20으로 추격당한 상황에서 연속 득점을 챙기며 팀의 25-23 승리를 이끈 뒤 2세트에서도 오른쪽의 김세진(13득점)과 번갈아 공격을 성공시키며 25-14로 여유 있게 세트를 마무리했다.
이형두의 진가가 빛을 발한 것은 3세트. 1m98의 장신 신인 박철우를 교체 투입한 현대캐피탈의 적극적인 공세에 끌려가던 삼성화재는 24-24 듀스 상황에서 이형두가 상대 블로킹 사이를 절묘하게 빠져나가는 강타에 이어 서브포인트까지 챙기는 특급 활약을 펼친 덕에 26-24로 현대캐피탈의 추격을 뿌리쳤다.
이형두는 경기 뒤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의식한 듯 “팀의 주전으로 한자리를 차지하는 게 목표”라며 소박한 꿈을 밝혔다.
여자부에서는 도로공사가 국가대표 세터 김사니의 정확한 토스를 임유진(15점)과 김미진(15점)이 포인트로 연결하며 LG정유에 3-1로 역전승했다.
▽5일 전적
△남자부 A조
삼성화재(1승) 3-0 현대캐피탈(1패)
△여자부
도로공사(1승) 3-1 LG정유(1패)
△대학부 B조
경기대(1승) 3-1홍익대(1패)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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