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이다. 기타 못 치게 하려면 차라리 트레이드시켜 달라.”(이상훈)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이순철 감독과 주장이자 주축투수인 이상훈이 묘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발단은 엉뚱하게도 기타 때문이다.
얽매이는 걸 싫어하고 자유분방한 스타일의 ‘갈깃머리’ 이상훈은 기타 치며 노래하는 걸 낙으로 삼는 선수. 일본과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해서도 기타를 벗 삼아 외로움을 달랬다. 그는 비시즌 중엔 국내 언더그라운드 밴드들과 함께 라이브 공연을 하는 뮤지션으로 변신한다.
하지만 재활선수 훈련 지도를 위해 괌에 가 있는 이 감독은 이상훈에게 19일부터 시작하는 호주전지훈련에 기타를 가져가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에 이상훈은 “사생활까지 간섭받으면 차라리 팀을 떠나겠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해프닝은 기타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지만 사실은 규율과 팀워크에 관한 문제. 이 감독은 지난해 이상훈이 부상으로 쉬는 동안 동료들이 경기할 때 혼자 빈 라커룸에서 기타를 치는 등 돌출행동이 잦았던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이 때문에 이번에 기타 반입 금지를 지시한 것은 선수 장악 의도가 높다는 분석.
LG의 유성민 단장은 “신임감독과 선수 사이에 이런 일이 생겨 구단 입장에선 난감하다. 이번 주말 이상훈과 연봉협상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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