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 영하 18.7℃
풍속 : 초속 5.3m
운행시간 : 08:55-23:45 (14시간50분)
운행거리 : 40.1km (누계 :1018.2km)
야영위치 : 남위 89° 00.082′ / 서경 82° 00.190′
고도 : 2,739m
남극점까지 남은 거리 : 111.5km
▼D-5, 남위 89도 돌파!▼
파죽지세로 힘들게 여겨졌던 남위 89도를 넘었다. 아침 화이트 아웃이 3일째 계속된 날씨를 염려하며 운행을 시작했다.(08:55). 운행시작 후 한 시간 반이 지나면서 화이트 아웃이 걷힌다. 엷은 구름 속에서 해가 희미하게 비친다. 해와 구름의 조화로 마치 하늘에 태양이 3개가 뜬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 해무리가 원형의 무지개로 뜨고 그 조화가 천변만화를 일으킨다. 남극이 아름다운 이유 중의 하나이다. 분설이 계속된다. 고도차는 별로 없는데 속도가 나지 않는다. 강철원대원은 "썰매 위에 두 사람이 올라타고 있고 뒤에선 한사람이 붙들고 있는데다 썰매 양다리를 한사람씩 붙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 만큼 썰매가 끌리지 않고 스키도 미끄러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어쩔 수 없다. 남극점으로 가는 길이 이곳 말고 또 어디에 있을까. 힘겨운 운행의 연속이다. 그나마 날씨가 춥지 않아 다행이다.
오후 8시, 간식을 먹으며 박대장은 운행 연장을 위해 대원들의 의견을 듣는다. "남위 88도 55분의 현 위치에서 좀 무리하더라도 5분을 더 가서 89도를 넘어서자"는 박대장의 얘기에 모두 찬성이다. 찬성이라기보다 대장의 남극점을 향한 의지와 대원들의 남극점을 향한 의지 가 매한가지였을 뿐이다. 운행시간은 89도에 도달할 때까지로 하고 간식을 먹고는 무거워진 발걸음을 남쪽으로 옮겨 놓는다.
환한 밤 11시 45분, 드디어 남위 89도를 넘어선 지점에 야영지를 잡는다.
힘든 하루였지만 대원들의 표정은 어둡지 않다. 극점 도달을 앞 당겼다는데서 오는 만족감과 남극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있던 '마지노 선'인 89도를 돌파했다는 뿌듯함에서이다. 날씨가 좋아진다. '춥지 않다'고 느껴지는 날씨다. 다만 설원의 상태가 분설이라 운행이 힘들다. 111.5km남은 남극점까지 D-5는 어쩌면 D-3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대원들의 바람과 의지가 그렇고 아마도 한국에서 남극점탐험대를 응원하고 있을 많은 분들의 염원도 그럴 것이다. 이를 위해 대원들은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극점 도달까지 가장 힘든 여정이 탐험대원들을 기다리고 있는 관계로 인터넷 중계의 등반기가 짧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남극점에 도달하면 그 동안의 자세한 등반기와 사진을 가능한 많이 올리도록 약속한다.
남극점탐험대 이치상 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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