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점 탐험]1월10일 42일째 D-2! 꿈☆ 이루어진다!

  • 입력 2004년 1월 12일 11시 39분


분설지역에서 썰매가 끌리지 않아 전진에 고생 하고 있는 탐험대원들.
분설지역에서 썰매가 끌리지 않아 전진에 고생 하고 있는 탐험대원들.
날씨 : 화이트 아웃/대체로 흐림

기온 : 영하 26℃도

풍속 : 초속 8m

운행시간 : 09:30-22:30 (13시간00분)

운행거리 : 34.9km (누계 :1053.1km)

야영위치 : 남위 89° 18.885′ / 서경 81° 39.548′

고도 : 2,791m / 남극점까지 남은 거리: 76.7km

▼D-2! 꿈☆ 이루어진다!▼

89도를 넘어서면서부터 우리는 이제 '남극점 도달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위도 1도의 거리(111km)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탐험대에게 세계신기록 따위는 큰 관심거리가 아니다.

솔직히 대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손, 발의 동상'등 몸에 아무런 이상 없이 남극점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것은 남극점을 코앞에 둔 대원들의 어쩔 수 없는 본능이다.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남극점에 도달하고 싶은 대원들의 마음도 본능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가능한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은 것이다. 결국 대원들은 후회 없는 남극점 탐험을 위해 "3일안에 해치우자"고 다짐했다. 남위 89도가 남극점의 마지노 선 이었다면 89도를 넘어서 극점으로 다가서고 있는 탐험대원들은 남극의 최후의 저항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아침 기온이 만만치 않다. 한달음에 극점까지 가고 싶은 대원들의 심정이야 어찌됐든 마지노 선이 무너진 남극은 삼일 동안의 화이트 아웃 속에서 눈을 뿌렸고 설원은 비교적 평탄하나 분설이 썰매와 스키의 움직임을 둔화시킨다. 힘겨운 아침 운행이다. 속도는 나지 않고 대원들은 체력만 소모한다. 한걸음 한 걸음 남극점까지의 거리를 줄여 가는데 운행시작 4시간 30분 만에 극점까지의 거리를 100km로 줄였고 그 후로는 두 자리 수의 남은 거리를 기록한다. 잠시 맑던 하늘에 순식간에 구름이 뒤 덮인다. 화이트 아웃이 오고 바람마저 심상치 않게 불어온다. 체감 온도가 아닌 실제 기온이 뚝 떨어진다. 속도를 낼 수 없는 분설지대, 가파른 오르막길, 바람과 기습적인 기온강하 등의 악조건에 만족한 듯 화이트 아웃이 한 시간여 만에 스스로 물러간다. 추위와 바람에 몸을 움츠리며 답답한 운행을 13시간 만에 마치고 서둘러 텐트를 친다. 버너를 켠 텐트 안은 바깥과 전혀 다른 분위기다. 식사를 마치고 지도를 보며 내일의 작전을 구상한다. 오늘 운행에서 남극점 도달의 교두보(橋頭堡)를 마련했고 내일은 '거점(strong point)을 다지는 날'임을 확인한다. 탐험대원들도 물러설 기미가 전혀 없다. 작전 구상은 끝낸 상태다. 수개월 전부터 남극점 탐험을 준비하며 꿔왔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새벽 2시가 다 되도록 대원들은 내일을 준비한다. 스키를 손 보고 운행에 대한 토의를 한다. 언제나 잠이 부족한 대원들에게 2일 남은 남극점은 진정한 꿈이다. 남극점은 탐험들에게 자유이기도 하다.

동아닷컴(DONGA.COM)게시판에 격려의 글을 올려 주시는 국민여러분께 또 한번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유치원생, 초등학생, 중,고교생,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탐험대나 남극에 관한 많은 질문에 항상 적절한 답변을 해 드리지 못한 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탐험대원들은 이제 2일 남은 남극점 도달의 역사적 순간을 위해 잠을 거의 이루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긴장 속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일일이 답변을 못해드려서 죄송하고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사이트 관리자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남극점탐험대 이치상 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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