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기 양평군 유명산 활공장에서 패러글라이딩 동호회 ‘종이비행기’의 천대준 팀장 도움으로 체험비행을 했다. 활공장까지는 산 입구에서 자동차로 40여분 거리. 대부분 비포장도로여서 4륜구동차만 올라갈 수 있다. 비포장 도로 산길을 오르는 것부터가 만만치 않지만 그 역시 소풍갈 때처럼 신난다.
탠덤(tandem)비행은 교관과 앞뒤로 앉아 1인2조로 실시하는 비행. 비행복을 입고 헬멧을 쓴 뒤 하네스(기구와 몸을 연결하는 장비)에 오르니 몸이 떨리기 시작한다. “괜히 타겠다고 했나….”
출발 신호와 함께 무작정 뛰기 시작했다. 몇 걸음 뛰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덧 기체가 둥실 떠오르고 몸도 함께 떠오른다.
하늘을 나는 기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 마리 새처럼’이라는 표현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정도다. 땅을 밟고 있다가 캐노피(패러글라이더의 날개부분)에 공기가 가득 차면서 붕 떠오를 때의 그 느낌. 더 이상 밟을 것이 없고 중력으로부터 벗어날 때 느끼는 쾌감은 직접 느껴보지 않으면 설명하기 어렵다.
발 아래로 곳곳에 채 눈이 녹지 않은 산 중턱과 저 멀리 한화리조트의 눈썰매장이 보인다. 위에는 또 다른 패러글라이더와 구름뿐.
천 교관의 지시에 따라 양 손에 조종간을 잡았다. 오른쪽 조종간을 당기며 몸을 같은 방향으로 기울이니 기체가 회전하기 시작한다. 마치 오토바이를 탈 때와 비슷한데 공중에서 도는 것이라 느낌이 새롭다.
“이래서 사람들이 날고 싶어 하는구나.”
10여분간의 비행이 끝나고 착륙이다. 착륙도 크게 어렵지 않다. 한쪽 발부터 땅에 내디디면서 몇 발자국 뛰다 사뿐히 내려앉으면 된다.
이날 함께 비행에 참여한 박경숙씨(29·여·교사)는 “직접 조종을 해보면 탠덤비행은 아무것도 아니다. 하늘을 나는 기분과 기술을 하나씩 배워나가는 게 정말 신난다”며 “패러글라이딩은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닌 만큼 여성이 배우는 데도 문제가 없다”고 자랑했다.
10년째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있는 이재식씨(51·회사원)는 “수상스키, 등산 등 많은 운동을 해봤지만 패러글라이딩만 한 것이 없다”며 “주말 비행 한 번이면 일주일간의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말했다.
양평〓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패러글라이딩 강습과 장비
패러글라이딩을 배우고 싶지만 장비 마련에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 패러글라이딩 스쿨에서 장비를 대여해주기 때문에 시작부터 장비 구입을 욕심낼 필요는 없다.
안전을 위해 헬멧은 필수. 빌려 써도 되지만 구입하면 15만원정도 든다. 처음 배울 때는 편한 복장을 준비하되 산에서 비행하면 쌀쌀하므로 방한처리가 된 비행복을 입는 것이 좋다. 전문 비행복과 비행용 신발은 각각 20∼30만원선.
패러글라이드와 하네스, 보조 낙하산등을 포함한 풀세트는 약 300만원 정도로 몸무게와 수준을 고려해 교관과 상의해 구입하면 된다.
패러글라이드 제품은 국산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 진글라이더(gingliders.com)와 에델(edelworld.com)이 양분하고 있다. 스카이스포츠(skysports.co.kr)에서 가격비교와 쇼핑이 가능하다.
강습스쿨과 동호회를 겸하고 있는 종이비행기(02-522-0822, www.bestpara.com)의 교육비는 45만원. 6∼8주 강습을 받으면 단독비행이 가능하다. 일일참가비는 2∼3만원. 탠덤과 체험비행은 7만원.
●안전수칙
1.공인된 스쿨에서 배운다.
2.세계적인 안정성 테스트 기관인 독일행글라이더협회(DHV)의 인증을 받은 장비를 사용한다.
3.비 오는 날과 강풍이 부는 날엔 운행하지 않는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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