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비너스 “믿을 수 없어”…호주오픈 3회전 탈락

  • 입력 2004년 1월 24일 18시 17분


‘흑진주’ 비너스 윌리엄스(24·미국)가 맥없이 무너졌다.

2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 호주오픈 여자단식 3회전. 복부 근육을 다쳐 지난해 윔블던 이후 6개월 동안 공식 대회를 떠났던 3번 시드의 윌리엄스는 25번 시드로 복식 전문인 리사 레이먼드(31·미국)에게 1시간29분 만에 0-2(4-6, 6-7)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준우승자인 윌리엄스는 1998년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해 지난해까지 모두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뒀으나 부상 후유증 속에서 초반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윌리엄스는 “심한 충격을 받았다. 패배가 믿을 수 없다”고 허탈해 했다.

1회전을 2-0으로 가볍게 통과할 때만 해도 건재를 과시하는 듯했던 윌리엄스는 게임이 거듭될수록 체력 저하를 드러냈고 이날은 경기 내내 고통스러운 표정 속에 44개의 에러를 쏟아내며 자멸했다. 주무기인 서브 에이스를 14개 올렸지만 첫 서브 성공률이 56%에 그쳤을 만큼 정확도가 떨어진 것도 패인.

윌리엄스와의 상대 전적에서 3연패 끝에 첫 승을 거둔 레이먼드는 11번째 도전 끝에 처음으로 3회전을 통과하는 기쁨을 누렸다. 경기가 끝난 뒤 눈물을 쏟은 레이먼드는 한때 복식 파트너였던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에게서 “용감해라. 네 자신을 믿어라”는 메시지를 받았던 게 큰 힘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2번 시드 킴 클리스터스(벨기에)는 남자 테니스 스타 마라 사핀의 여동생 디나라 사피나(러시아)를 2-0으로 누르고 4회전에 합류했다.

남자단식에선 지난해 윔블던 챔피언 로더 페더러(스위스)가 호주의 토드 라이드를 3-0으로 완파하고 4회전에 올랐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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