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1000만달러는 유난히 강한한파가 몰아닥친 올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에서 파격적인 대우다. 지난해 김병현과 함께 더블 마무리를 했고 플레이오프 8경기에서 마무리로 평균자책 1.13의 눈부신 활약을 펼친 스콧 윌리엄슨이 1년간 317만5000달러(약 38억1000만원)에 도장을 찍은 것과 비교하면 김병현에 대한 보스턴 구단의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이번 계약으로 김병현은 지난해 ‘가운뎃손가락사건’과 국내 기자 폭행 해프닝, 트레이드설 등 온갖 구설수를 단숨에 잠재웠다. 메이저리그에서 인정하는 실력을 갖춘 선수임이 다시 한번 입증됐기 때문.
앞으로 그의 메이저리그 인생도 ‘장밋빛’이다.
일단 올 시즌 선발 한 자리를 보장받았다. 보스턴은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커트 실링의 ‘원투펀치’와 데릭 로, ‘너클볼 투수’ 팀 웨이크필드가 올 시즌 1∼4선발.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김병현과 지난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 경기에서 퍼펙트게임을 엮어낸 브론슨 아로요가 경합 중이었으나 1000만달러짜리 계약으로 완승을 거뒀다. 구단에서 연봉 500만달러 투수를 중간계투로 쓸 리 없기 때문.
이를 뒷받침하듯 보스턴의 공식홈페이지(http://boston.redsox.mlb.com)도 “구단이 2년간 1000만달러에 김병현과 계약한 것은 그를 선발투수로 보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2년이 지난 뒤엔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다시 한번 연봉 대박의 꿈을 꿀 수도 있다.
김병현의 국내 매니저인 ‘스토리아’의 이재승 실장은 “본인이 이번 계약에 상당히 만족해했다. (김병현은) 설 연휴 동안 고향 광주에 내려가지 않고 서울에 머물고 있었으며 다음주 초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실장은 폭행사건에 대해선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미국 가기 전에 출국해도 되는지 알아보고 떠나겠다”고 밝혔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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