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슈퍼볼은 내 손안에 있소이다”…브래디 vs 델홈 ‘쿼터백 전쟁’

  • 입력 2004년 1월 28일 18시 12분


톰 브래디
톰 브래디
제38회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이 다음달 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릴라이언트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캐롤라이나 팬더스가 정상대결의 주인공이다.

야구가 투수 놀음이라면 미식축구는 쿼터백 놀음. 이 말대로 승부는 양 팀의 야전사령관인 쿼터백 대결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톰 브래디(27)와 캐롤라이나 팬더스의 제이크 델홈(29). 둘 다 ‘전설의 쿼터백’ 조 몬태나에 비견될 정도로 금세기 최고의 쿼터백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시간대를 졸업하고 2000년 프로에 뛰어든 브래디는 과감하면서도 지능적인 플레이로 팀을 슈퍼볼에 올려놓으며 최고 쿼터백으로 우뚝 섰다. 상대 수비 허점을 꿰뚫는 능력이 탁월하고 정확한 패스를 자랑한다. 이번 시즌에도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팀을 14연승으로 이끌었다.

제이크 델홈

그는 외모도 출중해 많은 여성팬을 확보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존 케리 상원의원이 서로 초대해 ‘눈도장’을 찍으려 할 만큼 유명인사. 이런 유명세 덕분에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적도 있다.

델홈은 인기 면에선 브래디에 뒤진다. 하지만 2002년 1승15패에 그친 팀을 일약 슈퍼볼에 진출시킨 주역이다. 브래디가 ‘난초’라면 델홈은 ‘잡초.’ 99년 루지애나 라파예트대를 졸업한 뒤 뉴올리언스 세인츠에 몸담았지만 벤치만 지켜 유럽팀에서 3년이나 유랑생활을 해야 했다. 델홈은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침착한 플레이가 장점.

전문가들의 예상에 따르면 뉴잉글랜드의 승리 가능성이 조금 높게 나타나고 있다. 뉴잉글랜드가 슈퍼볼에 3번이나 올랐던 반면 캐롤라이나는 이번이 첫 진출이라는 점도 그 이유 중 하나. 하지만 96년부터 8년 동안 전문가들이 예상한 팀이 우승한 것은 단 2번(덴버 브롱코스 1999년, 볼티모어 레이븐스 2001년) 뿐.

슈퍼볼은 이처럼 예측을 불허한다.

데이터로 본 브래디외 델홈
브래디올 시즌 기록 델홈
60.2%패스성공률 59.2%
3620야드패싱야드 3219야드
23터치다운패스 19
4위NFL쿼터백랭킹 2위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미식축구 알고 즐기면 재미 두배▼

미식축구는 11명이 플레이한다. 공격팀은 ‘야전사령관’인 쿼터백과 라인맨 5명(센터, 가드, 태클), 러닝백 2명, 리시버 3명(와이드리시버, 타이트엔드). 수비팀은 4∼5명의 수비라인맨(디펜스 태클, 디펜스엔드)과 3∼4명의 라인백커, 2∼3명의 디팬스백(코너백, 세이프티)으로 구분된다. 킥오프·펀트·필드 킥을 차는 ‘스페셜팀’도 따로 있다.

공격하는 팀은 4번의 공격에 10야드를 전진하지 못하면 공격권을 놓친다. 10야드를 전진하면 다시 4번의 공격권을 갖게 된다.

공격팀 선수가 볼을 들고 골라인을 넘어서면 ‘터치다운’으로 6점을 얻는다. 터치다운한 팀은 상대진영의 골라인으로부터 3야드 떨어진 선상에서 한 번 더 보너스 공격을 할 수 있다. 이를 ‘트라이 포 포인트(Try for Point)’라고 하는데 킥으로 볼을 차서 골포스트 위로 올리면 1점, 다시 터치다운을 하면 2점을 얻는다. 터치다운 없이 킥으로만 골포스트 위로 올리는 필드골은 3점.

공격팀도 잘못하면 수비팀에 점수를 내줄 수 있다. 볼을 가진 선수가 자기 팀 골라인 후방에서 수비선수에게 태클을 당하거나 스냅(센터가 쿼터백에게 볼을 건네는 것)의 잘못으로 볼을 엔드존 밖으로 떨어뜨리는 경우 수비팀에 2점을 준다.

▼'김치볼'을 아시나요▼

미국에는 슈퍼볼, 한국에는 김치볼.

한국의 미식축구리그는 대학과 사회인리그로 나뉜다.

대학리그는 서울-경기 지역 13개 팀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37개 팀이 있고 사회인리그는 21개 팀. 회비와 선배들이 낸 성금으로 운영비를 충당하는 순수 동호인 리그다.

전국을 서울-경기, 대구-경북, 부산-경남의 3개 지구로 나누고 NFL 시즌 개막일에 맞춘 9월초에 시작, 1월에 모든 일정을 마친다.

지역예선과 4강 토너먼트로 리그 별 최강자를 가린 뒤 슈퍼볼이 열릴 때쯤 대학과 사회인리그의 최강팀이 맞붙는 대망의 ‘김치볼’로 한 시즌을 마감한다.

이번 시즌에는 사회인리그의 캡스와 대학리그의 동아대가 제9회 ‘김치볼’에 올라 2월1일 오후 2시 부산대학교 미식축구장에서 맞붙는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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