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올림픽대표팀의 ‘황태자’ 최태욱(23)이 30일 안양 LG를 떠나 한국프로축구 자유계약(FA) 사상 최고 ‘몸값’을 받고 신생팀 인천 유나이티드 FC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적료는 11억원. 28일 김대의(수원 삼성)와 김은중(안양)이 기록한 10억원을 이틀 만에 경신한 국내 최고액이다. 계약기간은 5년이며 연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억+α’란 설이 유력하다.
최태욱은 90년대 말 이천수(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와 함께 부평고를 고교 최강으로 이끈 뒤 2000년 프로(안양 LG)에 뛰어들었다.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빠른 스피드와 중거리 슈팅 능력을 겸비해 청소년팀 올림픽팀 국가대표팀을 두루 거치며 ‘월드스타’ 등극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뛰어난 기량은 최근 올림픽팀 멤버로 출전한 카타르 친선대회에서 증명됐다. 파라과이와의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6골을 뽑아 득점왕에 오른 것.
“태욱씨와 축구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요. 미래설계와 보완해야 할 점, 몸 관리 등 모두요. 태욱씨는 자신의 단점이 소심한 플레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고치려고 노력하죠. 고향팀으로 왔으니 이제 더 잘할 거예요.”
이들 부부는 신혼의 달콤함을 누릴 시간이 없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10일 만에 올림픽대표팀 전지훈련에 합류해 4일 전에 돌아왔다. 31일엔 다시 터키로 전지훈련을 떠나야 한다.
“물론 축구가 먼저예요. 신혼 재미는 아껴뒀다가 나중에 느끼죠, 뭐.”
새댁인 정씨는 “태욱씨 축구가 결혼한 뒤 더 나아졌다는 소리에 그저 기쁠 따름이다. 운동에만 전념하도록 도와주는 게 내가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최태욱의 꿈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 돈도 돈이지만 해외진출을 적극 돕겠다는 인천구단의 약속이 이번에 그를 움직이게 했다.
“무엇보다 고향에 돌아와 기쁩니다. 아내도 고향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축구에 매진하라고 해요. 올해엔 올림픽 최종예선과 본선이 있기 때문에 내 노력에 따라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인천=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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