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세계최단기간 남극점 정복 박영석대장 귀국

  • 입력 2004년 2월 5일 18시 53분


“이번 남극점 원정에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이젠 북극점을 밟아 세계 최초의 산악그랜드슬램을 완성해야지요.”

동아일보사가 후원하는 남극점 원정대를 이끌고 무지원 탐험 세계최단기록(44일)을 세운 뒤 5일 귀국한 박영석 대장(41·동국대 OB, 골드윈코리아·사진)은 북극 원정 얘기부터 꺼냈다. 그는 지난해 북극원정이 비록 실패했지만 이번 남극점 탐험 세계 최단기록을 세우는 데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저를 비롯해 강철원, 오희준, 이현조 대원이 북극을 다녀왔고 극지가 처음인 이치상 대원도 뚝심이 대단한 친구라 모두 별 탈 없이 원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남극점 원정 중 언제가 가장 힘들었을까. “최악의 기상조건도 문제지만 외로움이 가장 무서운 적입니다. 5명이 함께 가니까 외롭지 않을 것 같죠? 원정 도중에 대원 사이의 거리가 2∼3km나 떨어질 때도 있어요. 결국 혼자이지요. 대원들과 텐트에서 함께 있을 때도 지쳐서 말도 잘 안하게 되고 솔직히 매일 보는 얼굴이라 싫증도 나더라구요.”

박씨는 북극점 도전 계획에 대해 “내년 2월 현지로 출발해 4월엔 극점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그 전에 올 3월 에베레스트에 다녀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에 두 번 도전해 93년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두 번 모두 남서벽에서 시작했어요. 이번엔 티벳쪽 북릉에서 올라 정상에 선 뒤 네팔쪽 남동릉으로 내려오는 종주를 할 예정입니다. 티벳쪽 북릉은 처음 가는 코스입니다.”

에베레스트 종주는 지난 88년 티벳 출신 세링 도제 등 아시아원정대가 최초로 달성했으며 세계를 통틀어 그동안 성공한 것은 단 2번 뿐.

박씨는 “남극점 원정으로 바닥난 체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지금부터 푹 자고 잘 먹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인천공항=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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