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를 청해 만져보니 손바닥이 마치 거북이등 같다. 원래 손바닥이 두꺼워 굳은살이 좀처럼 생기지 않는 체질. 그만큼 새로운 시즌을 향한 각오가 다부지다는 얘기일 터이다.
‘빅초이’ 최희섭(25·플로리다 말린스)이 부푼 희망을 품고 미국으로 떠났다. 지난해 11월26일 귀국한 최희섭은 80여일의 국내 일정은 끝내고 16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시카고로 출국했다. 본격적으로 시즌 개막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검은 색 가죽 재킷 차림으로 출국장에 나타난 최희섭은 검게 그을린 얼굴에 밝은 표정으로 다가올 시즌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보다 한달 더 한국에 머물면서 훈련도 하고 좋은 일도 많이 하며 잘 보냈다. 흐뭇하게 갈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두달 가까이 경남 남해 야구캠프에서 치른 강도 높은 훈련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해에는 체력 훈련 위주였는데 이번에는 타격 훈련에 집중했다. 컨디션을 100%까지 끌어올려 게임 뛸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비디오 분석을 통해 약점으로 지적된 왼손 투수 공략법은 물론 몸쪽 공과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웠고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타격 폼도 교정했다는 게 최희섭의 얘기. 왼손 투수를 상대할 때 소극적이었던 태도도 극복했다고. 훈련 성과를 말하면서 그는 “스스로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는 표현을 썼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시카고 커브스를 떠나 새 둥지로 옮긴 소감을 묻자 “5년 전 처음 시카고로 떠나던 날이 떠오른다. 잘 모르는 새 팀에서 뛰게 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흥분된다”고 설레는 심정을 털어놓았다.
최희섭은 “올 시즌 목표는 지난 시즌 보다 두 배로 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성적은 80경기 출전에 타율 0.218, 홈런 8개, 28타점. 출전 경기수와 홈런 등 모든 부문에서 곱절 이상 해내겠다는 것.
플로리다가 최근 오른손 타자 윌 코르데로와 계약하는 바람에 최희섭은 그와 주전 1루수 자리를 다퉈야할 처지. 하지만 그는 “선의의 경쟁자가 있으면 더 잘할 수 있다. 자신 있으며 평소 해왔던 대로 하면 될 것이다”라고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플로리다의 야오밍’으로 불리며 벌써부터 연고지에서 주목받고 있는 최희섭은 시카고에서 3일 정도 머물며 짐을 꾸린 뒤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플로리다주 주피터로 이동한다.
인천공항=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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