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노 악령이란 보스턴이 베이브 루스를 양키스에 헐값 트레이드 한 뒤 1918년 이후 한 번도 우승컵을 안아보지 못한 메이저리그의 대표적 징크스. 3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로드리게스는 루스에 견줄 만한 강타자. 보스턴은 텍사스를 상대로 두 달에 걸쳐 심혈을 기울였지만 뒤늦게 뛰어든 양키스가 불과 나흘 만에 가로채갔다.
86년 만의 우승 한풀이를 위해 지난 겨울 대대적인 팀 보강에 나섰던 보스턴은 또다시 양키스의 덫에 걸려 주저앉을 것인가. 로드리게스의 양키스 이적을 계기로 영원한 우승후보이자 동부지구 라이벌 양키스와의 올 예상 전력을 비교해 본다.
▽마운드=지난해 양키스가 내셔널리그의 애틀랜타와 함께 메이저리그 최다승(101승)을 올린 원동력은 막강 선발진. 최강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40세이브)의 지원 하에 5명의 선발투수가 거둔 승수는 77승(76.2%)에 이르렀다. 반면 집단 마무리 체제의 보스턴은 전체 95승 중 62승(65.3%)이 선발투수의 몫.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역전됐다. 보스턴은 큰 출혈 없이 커트 실링(애리조나)을 영입해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함께 사상 최강의 원투펀치를 구축했다. 취약점이었던 마무리에는 키스 풀크(오클랜드)를 데려와 김병현을 선발로 돌리게 됐다. 원투펀치는 물론 데릭 로-팀 웨이크필드-김병현이 이끄는 3, 4, 5선발도 동급 최강이란 평가.
이에 비해 양키스는 케빈 브라운(LA 다저스), 하비에르 바스케스(몬트리올)가 합류했지만 에이스였던 앤디 페티테(21승)와 40대 듀엣 로저 클레멘스(17승·이상 휴스턴), 데이비드 웰스(15승·샌디에이고)가 빠진 공백이 커 보인다. ESPN의 여론조사에선 보스턴이 시카고 컵스와 함께 선발 1, 2위를 다투고 있는 반면 양키스는 5위에 머물러 있다.
▽공격력=타선의 파괴력은 역전됐다. 지난해는 보스턴이 우세했던 게 사실. 보스턴은 9명의 타자가 규정타석을 채웠고 그 중 4명이 3할 타자였다. 반면 양키스는 6명이 규정타석을 채웠고 그나마 3할 타자는 데릭 지터 1명뿐.
그러나 양키스는 3루수 로드리게스를 비롯해 외야수 게리 셰필드(애틀랜타), 케니 로프튼(컵스)을 데려와 2루수 알폰소 소리아노(텍사스)와 외야수 카림 가르시아(뉴욕 메츠)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이에 비해 보스턴은 전천후 내야수 토드 워커(컵스) 대신 노장 지명타자 엘리스 벅스(클리블랜드)를 데려와 일보 후퇴했다.
한편 자유계약선수가 됐지만 이적 협상에 난항을 겪었던 ‘제구력의 마술사’ 그레그 매덕스(37·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는다. 사이영상 4회 수상에 빛나는 매덕스는 18일 컵스와 3년간 총 240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AP통신이 밝혔다. 매덕스는 지난해 16승11패를 거둬 15시즌 연속 15승 이상을 거두며 통산 289승, 평균자책 2.89를 기록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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