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올림픽축구대표팀 한일전을 지켜본 팬들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무기력한 플레이 끝에 0-2로 완패. 대한축구협회 등 각종 홈페이지엔 ‘통곡하고 싶다’ ‘이젠 중국에 깨질 차례’ ‘이러다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까’ 등 성토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경기는 평가전이었지만 문제는 3월 3일 열리는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중국과의 A조 첫 경기.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 온 중국은 이번에야말로 ‘공한증’을 떨쳐버릴 기회라고 벼르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런 중국 팀을 ‘역대 최강’으로 평가한다.
▽일본전에서 나타난 문제점=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일본은 한국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한 반면 한국은 준비가 전혀 안돼 있었다. 한국은 조직력보다는 개인의 능력으로 맞섰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수비라인과 미드필더진에서 공격 라인으로 이어지는 패스가 번번이 끊겨 조직력 난조를 보였다. 게다가 미드필드에서 일본의 발 빠른 공격수 다나카(우라와 레즈) 등에게 어이없이 볼을 빼앗겨 한순간에 포메이션이 흐트러졌다.
선발 스트라이커 정조국(안양)과 후반 교체 투입된 조재진(수원), 그리고 좌우 날개 최태욱(인천)과 최성국(울산) 등 공격진은 골문 앞에서 머뭇거리다 골을 뺏겨 흐름을 끊기 일쑤였다. 박용호(안양)와 임유환(전북) 조병국(수원)이 지킨 스리백도 불안하긴 마찬가지. 후반 들어 플레이메이커 김두현(수원) 등 3명을 교체해 반전을 노린 김호곤 감독의 작전도 먹히지 않았다.
▽중국전에 대한 대비책은?=김호곤 감독은 “선수들이 19일에야 한자리에 모여 손발을 맞출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22일 귀국한 한국올림픽대표팀은 23일부터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최종예선을 향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한다. 중국전까지 앞으로 열흘 동안 무너진 조직력을 재건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김호 전 수원 감독은 “지난해 일본에 1승1무로 앞서는 바람에 느슨해진 선수들의 정신력도 이번에 다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선 위원은 “중국의 전력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또다시 낭패를 볼 수 있다. 이번 중국전 결과는 최종예선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중국 올림픽팀은 최근 초청대회에서 러시아 모로코 등을 잇달아 완파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좌우 사이드 돌파에 이은 센터링 플레이로 틀에 박힌 축구를 하지만 2002한일월드컵 때 중국대표팀을 맡았던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이 매우 인상적인 팀이라고 할 정도로 ‘복병’으로 지목되는 팀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