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시카고 컵스 '저주의 파울볼' 너덜너덜 최후

  • 입력 2004년 2월 27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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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의 저주는 이제 풀린 것일까.

‘저주의 파울볼’이 마침내 한줌의 재로 사라졌다. 지난해 12월 경매를 통해 11만3824달러(약 1억3400만원)에 공을 사들인 레스토랑 체인 사업가 그랜트 디포터는 27일 할리우드 특수효과 전문가에게 의뢰해 공개 파괴식을 가졌다.

오스카상 수상자인 마이클 랜티어리는 디포터의 레스토랑에서 열린 파괴식에서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방탄 탱크 안에 공을 넣은 뒤 열과 압력을 가해 한순간에 폭발시키는 방식으로 ‘저주’를 날려 보냈다. 공은 산산조각이 나면서 스파게티 가락처럼 내려앉았다. 이 장면은 MSNBC의 케이블 TV가 미국 전역에 생중계했고 몰려든 컵스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컵스는 지난해 10월 3승2패로 앞서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아웃카운트 5개를 남겨놓고 3-0으로 앞선 8회 수비 때 잡을 수 있는 파울볼을 관중석의 스티브 바트만이 손으로 건드린 뒤 믿기지 않는 역전패를 당해 1945년 이후 58년 만에 눈앞에 뒀던 월드시리즈 진출이 또다시 좌절됐다. 바트만은 이날 파괴식에 나타나지 않았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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