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문경은 “내가 3점슛 왕”… 2연패 야망

  • 입력 2004년 3월 2일 17시 48분


전자랜드 문경은
전자랜드 문경은
“양보할 수 없다.”

프로농구 3점슛 타이틀을 다투는 ‘람보 슈터’ 문경은(전자랜드)과 ‘코트의 황태자’ 우지원(모비스). 문경은은 2일 현재 51경기에서 3점슛 164개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우지원은 6개차 2위. 둘 다 3경기씩 남겨둔 상황.

언뜻 보면 문경은이 유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시즌 내내 독주하다 최근 우지원의 추격으로 뒷덜미가 서늘해진 문경은은 “지원이보다 어려워졌다”며 엄살 아닌 엄살을 피운다. 시즌 막판까지 팀이 뜨거운 순위경쟁을 벌이고 있어 개인 욕심을 앞세워 장거리포를 ‘펑펑’ 날리기 어려운 처지라는 것. “고참인데 후배들에게 쑥스럽게 공 달라고 하기도 힘들고…. 일단 팀 성적이 우선이지요.”

말은 이렇게 해도 2년 연속이자 통산 4번째 3점슛왕 등극을 꼭 이루고 싶다는 게 문경은의 솔직한 심정이다.

반면 일찌감치 팀의 6강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된 우지원은 장일 감독대행과 동료들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생애 첫 3점슛 왕 등극의 기대에 부풀어 있다. 팀이 하위권으로 처진 만큼 우지원만이라도 개인상을 탈 수 있도록 밀어주자는 공감대가 이루어진 것. 속공을 나가 골밑에 기회가 나더라도 외곽에 있는 우지원에게 패스가 나갈 정도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최근 5경기에서 2차례나 시즌 최다 타이인 9개의 3점포를 꽂으며 맹렬한 추격전을 전개하고 있다.

연세대 2년 선배인 문경은에게 대학 때 슈팅지도까지 받았던 우지원은 “경은이형이 내색은 안 하지만 욕심을 내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연세대 시절 은사인 최희암 MBC 해설위원은 “폭발력은 문경은이 우위에 있다. 하지만 주변 상황이 유리한 우지원의 뒤집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블록슛 부문에서 김주성(TG삼보)은 1위 바셋(KCC)에게 경기당 평균 0.01개 뒤진 2.31개로 2위에 올라 용병들의 전유물이었던 이 부문에서 사상 첫 토종 블록슛 왕을 노리고 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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