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2004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출발 전 참가자들의 몸풀기 체조를 맡은 LG 트윈스 치어리더팀 ‘파워리더스’ 최지숙 팀장(28·여)의 고민이다. 치어리더 10년 경력으로 자칭 ‘치어리더계의 대모’인 그가 이런 고민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참가자들이 출발선 앞에 빽빽이 모여 있는 상황에서 팔을 벌리거나 몸을 흔들 공간이 얼마나 있을지 알 수 없는 것. 10대에서 7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한 것도 부담이다.
“공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동작 위주로 안무했어요. 하지만 당일 상황을 봐서 준비한 체조가 힘들겠다 싶으면 다른 동작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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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팀장을 비롯해 이날 체조 시범에 나설 치어리더 6명 모두 베테랑급이라 현장에서 동작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한다.
파워리더스팀이 준비한 체조는 약 3분 분량. 흥겨운 비트에 맞춰서 가볍게 걷다가 몸풀기 동작을 하고 가볍게 스트레칭하는 과정을 두 번 반복한다. 문외한이 보기에는 체조라기보다는 춤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신나고 재미있다.
옆 사람과 엉덩이를 부딪치거나 팔짱을 끼고 도는 코믹한 동작도 있다.
“출발을 앞두고 긴장을 푸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체조를 하며 절로 웃음이 나오도록 구성했습니다.”
고참 치어리더 중에도 10년 경력은 거의 없다. 최 팀장의 팬 카페는 회원수가 2700명이 넘는다.
“어려워보여도 막상 음악이 나오면 따라하기 쉬울 거예요. 마라톤에 도전하는 자신감으로 체조도 잘 해주세요.”
최 팀장의 애교 섞인 부탁이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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