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에게 이번 부상은 큰 멍에였다. 프리메라리가에 막 적응하려던 상황에서 부상 암초를 만난 것이다. 이천수는 지난해 말부터 컨디션 난조와 부상 등으로 줄곧 벤치를 지키다 최근에야 간간이 그라운드에 섰다. 2003∼2004 시즌 스페인 리그 29경기 중 11번 출전했고 4번은 선발로 나와 2차례 풀타임을 소화했다. ‘꿈의 무대’인 유럽 챔피언스리그도 6차례나 뛰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이천수의 부상에 탐탁치 않은 반응이었다. 유럽 프로팀들은 선수들이 팀을 위해서만 뛰어주기를 바란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하는 룰에 따라 국가대표간 경기에 보내주기는 하지만 수백만 달러를 투자한 선수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팀에 큰 손해이기 때문에 꺼린다. 이런 가운데 이천수가 이란전 부상과 관련해 “한국 팬들을 위해 뛰어야 한다는 생각에 뛰었지만 사실 느낌이 좋지 않았다”고 말한 게 일부 신문에 보도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천수는 이제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선수다. A매치(국가대표간 경기)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는데다 프리메라리가에서도 팬들의 사랑을 받는 인물이 됐다. 하지만 개인적인 욕심이나 소속팀과 국가대표팀을 위해 무리하게 뛰다가 큰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이는 가장 신경써야 할 팬들을 실망시키는 일이다. 이 점을 명심하고 이천수가 롱런했으면 좋겠다.
스페인=변혜정통신원 JACGAR@telefonica.net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