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번의 선발등판에서 승리를 따내는데 실패한 ‘코리안특급’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가 시즌 첫승을 향한 세번째 도전에 나선다. 오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시애틀의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리는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것.
지난 7일 오클랜드전에서 비록 패전투수가 되긴 했으나 7.2이닝 3실점으로 ‘부활투’를 선보였던 박찬호는 12일 열린 애너하임전에선 6이닝 6실점으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두경기 모두 첫승 신고에는 실패했으나 확실히 안정된 투구와 좋은 구위를 선보인 점은 첫승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기대케 하는 대목.
그러나 첫승을 향한 세번째 도전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만은 않을 전망이다. 일단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대 선발 제이미 모이어의 벽을 넘어야 한다.
42세의 노장 좌완투수인 모이어는 지난 시즌 21승 7패 방어율 3.27을 기록한 명실상부한 시애틀의 에이스. 직구구속은 그리 빠르지 않으나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한 다양한 변화구 구사가 뛰어난 전형적인 기교파 투수다. 지난 1986년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한 이래 통산 185승을 거둬 올시즌 200승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올시즌 출발은 좋지 못하다. 개막전인 애너하임전에서 5.2이닝 8피안타 6실점의 뭇매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던 모이어는 시즌 두번째 등판인 지난 12일 오클랜드전에서도 5이닝 8피안타 4실점의 부진을 보였으나 팀이 연장접전끝에 승리, 패전투수를 면하기도 했다. 두경기 모두 지난 시즌 ‘21승 투수’의 면모는 온데간데 없었다.
시애틀의 올시즌 행보도 박찬호의 ‘첫승’ 전망을 밝게 해준다. 시애틀은 개막전 이래 내리 5연패를 당하다 지난 12일 오클랜드와의 경기서 연장접전 끝에 승리, 어렵사리 시즌 첫승을 기록했다. 13일 현재 1승 5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
한편 오는 17일 등판 경기에선 일본인 ‘천재타자’ 스즈키 이치로와의 한일 투타대결도 관심거리다. 팀의 부진에도 올시즌 타율 0.333의 녹록치 않은 방망이 솜씨를 뽐내고 있는 톱타자 이치로의 출루여부가 경기흐름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 득점확률이 높은 이치로의 출루를 막는 것이 박찬호로선 원활한 경기운영을 위한 필수 선결과제다.
고영준 동아닷컴기자 hot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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