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지난겨울 거취와 관련해 팀 안팎에 불협화음을 일으켰던 주역. 결국 라미레스는 보스턴에 남고, 로드리게스는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양키스로 이적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아직까지도 서로간에 감정의 앙금이 남아 있는 상태. 이들의 엇갈린 명암을 파노라마식으로 정리해 본다.
#라미레스와 로드리게스는 누구?
국내 팬에겐 박찬호의 동료였던 로드리게스가 훨씬 더 알려졌지만 라미레스 또한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 스타다. 그의 강점은 장타력과 정확성, 그리고 선구안까지 3박자를 겸비했다는 점. 빅리그 12년간 6년 연속 30홈런 100타점 이상에 출루율과 장타력을 합한 OPS에선 경이적인 5년 연속 10할 이상을 기록했다. ‘타점 기계’로 불리며 통산 0.318의 타율에 볼넷 796개를 기록 중.
로드리게스는 최근 3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고 6년 연속 40홈런에 100타점 이상을 날려 장타력에선 라미레스보다 한 수 위. 여기에 98년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한 빠른 발과 거포 내야수라는 희귀성이 강점이다.
#지난겨울 어떤 일이 있었나?
불씨를 만든 것은 라미레스였다. 그는 시즌 막판 목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양키스 관계자를 비밀리에 만나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보스턴은 괘씸죄를 걸어 그를 방출 대상 1순위에 올려놨다. 안 그래도 극심한 개인주의로 팀 내에선 ‘왕따’로 통했던 터였다.
이러던 차에 보스턴과 텍사스는 두 거포를 맞바꾸는 세기의 빅딜을 진행했고 거의 성사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싹쓸이 군단’ 양키스가 중간에 끼어들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결국 로드리게스는 우승 반지의 유혹을 좇아 양키스를 택했고 라미레스는 공중에 뜬 꼴이 된 것. 이에 미국 언론은 ‘밤비노의 저주가 환생했다’는 표현을 썼고 보스턴은 100년 라이벌 양키스를 향해 ‘악의 제국’이란 일침을 놓았다.
#트레이드의 결과는?
두 거포의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20일 현재 라미레스는 타율 0.380에 3홈런 10타점의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반면 로드리게스는 타율 0.160에 1홈런 3타점의 슬럼프.
이들은 이날 끝난 양 팀의 라이벌 4연전에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라미레스는 16타수 5안타에 2홈런 4타점으로 맹활약했지만 보스턴 팬의 극심한 야유를 받고 등장한 로드리게스는 17타수 1안타에 머물렀다. 보스턴이 3승1패로 승리.
그러나 아직은 시즌 초. 과연 누가 마지막에 웃을 것인가. 메이저리그를 지켜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아메리칸리그 두 거포 비교 | ||
로드리게스 | 연도 | 라미레스 |
타율 0.160 1홈런 3타점 | 2004 | 타율 0.380 3홈런 10타점 |
타율 0.298 47홈런 118타점 | 2003 | 타율 0.325 37홈런 104타점 |
타율 0.300 57홈런 142타점 | 2002 | 타율 0.349 33홈런 107타점 |
타율 0.318 52홈런 135타점 | 2001 | 타율 0.306 41홈런 125타점 |
타율 0.316 41홈런 132타점 | 2000 | 타율 0.351 38홈런 122타점 |
타율 0.306 346홈런 993타점 | 계 | 타율 0.318 350홈런 1150타점 |
10년간 평균 2520만달러 | 연봉 | 8년간 평균 2000만달러 |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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