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이 28일 오후 7시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를 상대로 위기 탈출에 나선다. 움베르토 쿠엘류 전 감독의 중도 퇴진 후 첫 시험대인 이번 경기의 의미는 단순한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를 훨씬 뛰어넘는다.
이번에 온 파라과이팀은 1진 대표팀. 2006독일월드컵 남미예선에서 브라질을 제치고 아르헨티나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으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23위.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에 1승1무로 앞서 있다.
#‘쿠엘류호’와 뭐가 달라질까
갑자기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박성화 감독대행(49)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팀 진용과 포지션에 변화를 꾀했다. 우선 포백 시스템을 재가동했다. 포백 시스템은 거스 히딩크 감독과 쿠엘류 감독 모두 초반에 시험하다 여의치 않자 스리백으로 전환한 실패작. 최후방 수비진에 4명의 수비수를 배치하는 포백 시스템은 양쪽 윙백의 오버래핑 능력과 수비 4명의 완벽한 호흡 일치가 관건.
포백 시스템은 일자 수비를 구사하기 때문에 상대의 스루패스에 자칫하면 어이없는 실점 위기를 맞을 수 있고 윙백의 공수 전환이 빠르지 못하면 플레이가 엉망이 되기 쉽다. 그러나 이영표(아인트호벤)와 송종국(페예노르트)의 가세로 윙백에 ‘좌’ 영표, ‘우’ 종국을 가동하게 된 박 감독은 과감하게 포백 시스템을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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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대행은 또 ‘만능 플레이어’ 유상철을 최전방 공격진에 배치해 안정환(이상 요코하마)과 투톱을 이루게 했다. 유상철이 스트라이커로 나서는 것은 근 3년 만의 일.
여기에 양쪽 발을 다 잘 쓰는 설기현(안데를레흐트)이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을용(서울)과 김남일(전남)이 나란히 중원에 포진해 ‘더블 플레이메이커’를 맡는 것도 큰 변화.
#속죄의 무대?
한국팀은 베스트11 중 월드컵 4강의 주역이 무려 10명. 이들은 한결같이 “쿠엘류 감독이 떠난 것은 우리들의 잘못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속죄를 다짐하고 있다.
대표팀의 맏형인 유상철은 “더 이상 졸전으로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입술을 깨물었고 안정환은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이영표는 “포백 시스템도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다. 유럽 무대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양 팀 감독 출사표▼
▽박성화 한국 감독대행=내 임무는 차기 감독이 올 때까지 대표팀을 이끄는 것이다. 포백을 사용하는 것을 적극 검토 중이며 유상철의 컨디션에 따라 전술이 바뀔 수 있다. 이번 파라과이전은 해이해진 선수들의 집중력을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결과보다는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찾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
△아니발 루이스 파라과이 감독=우리 선수 가운데 70% 이상은 월드컵 남미예선 볼리비아와의 경기에 주전으로 나갈 멤버들이다. 월드컵 4강팀인 한국과의 이번 경기는 아주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이다. 지난 월드컵에서 한국의 플레이는 멋있었다. 특히 안정환과 설기현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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