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묵교수의 골프닥터]<9>라운드 못하면 불안…골프 중독증?

  • 입력 2004년 4월 29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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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를 지연시키고 건강한 삶의 기본인 운동도 무리하게 하다보면 부작용이 발생한다.

최근 골프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적신호가 온 골프광을 만났다. 다른 운동은 전혀 안 하는 골프 경력 10년의 그 시니어 주말골퍼는 다음과 같은 증상을 호소했다.

우선 라운드 전날은 잠을 이룰 수 없단다. 그래서 아침에는 몹시 피곤함을 느끼지만 필드에 나가거나 연습장에 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기분이 상쾌해져 매일 라운드를 하거나 연습장에서 공을 쳐야 한다고. 공을 치고 나면 온 몸이 아파도 연습장이 쉬는 날이나 주말에 라운드를 못하면 불안하고 초조해 죽기 살기로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

그 뿐이 아니다. 회사에서 회의 중 가끔 메모지에 자신도 모르게 골프에 관한 글을 끄적이는가 하면 외부 인사와 저녁 식사 모임이 있어도 가능하면 다른 사람을 보내고 자신은 연습장 행. 아내는 매일 곤드레 만드레가 돼 들어오는 것보다는 낫지만 주말은 ‘골프 과부’라고 투덜댄단다.

며칠 전에는 출근길 아침 ‘오늘 제삿날이니 빨리 들어오세요’ 라는 아내의 말에 ‘알았어요’ 라고 해놓고 저녁에 연습장에서 공을 치고 있는 자신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 적도 있다고.

이야기를 듣고 나니 ‘골프중독증’ 이란 생각이 들었다.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처럼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는 않았지만 골프 때문에 사회생활이나 가정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었으며 정신적으로도 몹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혹시 나도 이런 증상이 없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런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중앙대 의대 재활의학과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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