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적의 김병현
보스턴 레드삭스 팬들은 김병현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냈다. 그가 1회 마운드에 오를 때도, 5회 선발 임무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때도….
지난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팬들을 모욕했지만 보스턴 팬들은 김병현을 용서했다.
언제 부상자 리스트에 올랐느냐는 듯 김병현은 씩씩하게 던졌다. 최고 구속은 89마일(143km)에 그쳤지만 공끝이 뱀처럼 꿈틀거렸다. 상하좌우로 변화무쌍한 공에 탬파베이 데블레이스 타자들은 속수무책.
선발 5이닝 1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완벽한 투구였다. 데이비드 오티스는 김병현이 5회초까지 70개의 공을 던지고 물러난 뒤 5회말 공격에서 2점짜리 홈런을 터뜨려 시즌 첫 승을 선물했다. 보스턴의 4-0 완봉승.
김병현은 “팬들을 의식하기보다 선발로 좋은 투구를 보여주는 것에 신경을 썼다. 지난해 보스턴으로 이적한 뒤 오늘 가장 컨디션이 좋았다. 내 마음먹은 대로 던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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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난 서재응
더그아웃에서 초조하게 껌을 씹던 서재응의 굳은 얼굴은 경기가 끝나고서야 비로소 풀렸다. 얼마나 기다려온 시즌 첫 승인가.
서재응은 LA다저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3번째로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1이닝 동안 삼진 3개를 뽑아내며 6안타 1실점으로 잘 던져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3패 끝에 마침내 마수걸이 승리를 따내며 평균자책은 6.60에서 5.06으로 낮췄다.
시즌 개막 전 LA다저스와의 2차례 시범경기에서 15실점하며 마이너리그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던 서재응은 이날 부진할 경우 빅리그 잔류가 불투명했으나 이날 승리로 모든 불안을 말끔하게 털어냈다.
● 우울한 박찬호
박찬호는 매회 주자를 내보냈다. 텍사스가 점수를 내면 곧바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조 최하위 팀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실점을 하고 말았다. 4와 3분의 1이닝 동안 7안타 2볼넷으로 6실점(4자책). 승패를 기록하지 못한 채 평균자책만 5.64로 치솟았다.
텍사스는 6-7로 뒤진 9회 홈런 2개로 경기를 뒤집고 9-7로 승리해 13승9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조 선두 자리를 지켰다.
● 당당한 최희섭
0-0으로 맞선 2사 1루. 두 번째 타석에 나선 최희섭은 볼카운트 1스트라이크 3볼에서 샌프란시스코 선발 제롬 윌리엄스의 5구째 체인지업을 힘차게 받아쳤다. 빨랫줄처럼 죽 뻗어간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128m짜리 장거리포. 선취점을 뽑아낸 최희섭은 거포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지켜보는 가운데 유유히 내야를 돌았다.
최희섭은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에서 1루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시즌 8호 투런 홈런으로 4-3 승리를 주도했다. 지난해 80경기에서 기록한 8개의 홈런을 올 시즌엔 17경기에서 채웠다. 시즌 안타 17개 중 홈런이 절반에 가깝다. 최희섭은 “본즈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타자다. 감이 좋아 올 시즌 홈런 목표를 크게 갖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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