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붉은악마 부상 네티즌 시끌벅적

  • 입력 2004년 5월 3일 14시 59분


중국 축구팬이 붉은악마 응원단을 향해 던진 철제볼트. 이 사진은 붉은악마 중국 원정응원단에 참가한 신동민씨가 직접 촬영한 것이다.
중국 축구팬이 붉은악마 응원단을 향해 던진 철제볼트. 이 사진은 붉은악마 중국 원정응원단에 참가한 신동민씨가 직접 촬영한 것이다.
"중국에서 왜 자꾸 이런 일이…."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창사 허룽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아테네올림픽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중국전에서 붉은악마의 한 여성 원정대원이 중국 관중이 던진 철제 볼트에 머리를 맞아 부상한 것과 관련, 축구팬들의 성토가 잇따르고 있다.

붉은악마 중국 원정응원단의 일원으로 현장에 있었던 신동민씨는 "중국 응원단은 경기 시작 전부터 붉은악마 회원들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했고, 일부 중국 팬들이 전반 30분경 한국 응원단석으로 금속 볼트, 응원용 짝짝이, 음료수병 등을 투척했다"고 밝혔다. 또 "붉은악마 실무진은 중국 공안에게 한국 응원단 보호를 요청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가 급기야 붉은악마 회원 장모(여·26·서울지부)씨가 어른 엄지손가락만한 크기의 금속 볼트에 머리를 맞아 부상을 입는 불상사가 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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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소식은 경기 당일인 1일 오후9시30분경 붉은악마 홈페이지(www.reddevil.or.kr)를 통해 축구팬들에게 알려졌으며 이후 축구협회등 관련 사이트로 퍼져나갔다.

축구 커뮤니티 사이트 사커월드(www.soccer4u.co.kr) 게시판에 의견을 올린 네티즌 'VIVE'와 '노장축구팬'은 "중국측에 강력히 항의해야 된다. AFC에 제소를 하든 FIFA에 제소를 하든 법적으로 적극적으로 밀어붙여 다시는 이런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붉은 악마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의견을 올린 네티즌 이승씨도 "축구협회와 외교부에 공식으로 항의해야 한다. 외교부는 자국민에 대한 보호가 소홀한 것 같으며, 축구협회는 아예 나몰라라 하는 식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 스포츠갤러리에 의견을 올린 '축구팬'은 "붉은악마 남자회원의 팔에 스친다음 여자 회원의 머리에 맞아 충격이 덜한 것이 다행" 이라면서 "그러나 언론과 축구협회에서 일언반구도 없다는 것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분노를 표시했다.

반면에 중국유학생이라고 신분을 밝힌 아이디 'ruika'는 네이버 게시판에 "중국 축구팬들은 늘 한국 축구를 부러워한다. 26년간 한번도 못이겼으니 그럴만도 하다. 이번 사건도 그런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붉은악마 김정연 지원부장은 동아닷컴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중국 관중이 던진 철제 볼트에 우리쪽 한 여성 원정대원이 머리를 맞아 현지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귀국해서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전해들었다"며 "다행히 머리를 꿰매거나 하는 심각한 부상은 아니며 1주일 정도 지나면 상처가 아물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그동안 몇차례 중국 원정응원에서 볼 수 있었지만 중국 응원단은 우리쪽에 야유를 보내고 응원도구 등을 던지는 등 매너가 좋지 않다. 사고가 발생한 시점이 중국이 뒤지고 있던 후반이 아니고 전반전에 일어난 것만 봐도 중국측의 한국축구에 대한 반감을 알 수 있다"고 사건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붉은악마 원정응원단이 잘 참아 물리적 충돌등 사태가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며 "축구협회 등 관련기관이 좀 더 심각하게 생각, 사고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극성 축구 팬들은 지난 99년 올림픽 예선 한·중전과 2001년 한·중 올림픽대표 친선경기에서도 한국 팬들을 구타해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고영준 동아닷컴기자 hot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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