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국가대표에서 지난해 말 갑자기 무속인이 된 그는 한국의 아테네올림픽 성적을 묻자 처음엔 말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개인 문제가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꺼리니 알 수 없느냐’는 질문에 “미리 밝히면 자만하거나 낙담하는 부작용만 생길 뿐”이란 당찬 대답이 돌아왔다.
이에 더욱 호기심이 발동해 통사정을 했다. 그래서 얻어낸 하 신관(神官)의 점괘 중 공개가 가능한 부분을 발췌해 소개한다.
대한체육회가 예상한 한국의 금메달 수는 13개. 그러나 하 신관은 고개를 저었다. 종목별로 금메달 후보의 이름을 하나하나 거론하는 작업이 계속됐고 그가 몸을 부르르 떠는 이름은 제외됐다. 이렇게 해서 나온 금메달 수는 11개.
하 신관은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 중 하나가 탈락하는 이변이 생길 거라고 했다. 한국에 2번째 금메달이 나온 다음이라고 콕 집어 얘기했다. 대회 일정상 사격과 유도에서 순조롭게 메달이 나온다면 하필이면 양궁과 배드민턴이 시작될 때.
남자 유도의 이원희를 비롯, 레슬링 태권도 등 격투기 선수들은 대회기간 중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 신관은 또 그의 전문분야인 레슬링에선 그레코로만형 74kg급의 터줏대감이었던 김진수가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하는 이변의 희생양만 되지 않았더라면 확실한 금메달리스트가 됐을 거라며 아쉬워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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