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아테네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두려움이 앞섰다. 그리스는 우방이라고는 하지만 서로 교류가 잦은 편은 아니다. 게다가 그리스어는 일자무식이 아닌가.
그러나 이는 괜한 걱정에 불과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3면이 바다인 그리스는 선원이 많고 이들 중에는 한국에 다녀 온 사람도 자주 눈에 띄었다. 우리말로 간단한 인사말 정도는 하는 사람도 꽤 보였다. 6·25전쟁 참전국이어서 그런지 한국에 대해선 우호적이었다.
영어권 국가는 아니지만 국민의 절반 정도가 영어를 이해하는 것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게 했다. 고교만 졸업하면 70% 이상이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아테네에선 D-100일이라고 해서 눈에 띄는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들다. 경기장 건설과 도로망 확충도 그렇다.
우리는 서울올림픽 때 국가대사로 일을 치렀지만 이들은 아직도 공사가 진행 중일 정도로 느긋하다는 인상을 준다. 휴일에도 공사를 하는 정도가 변화라면 변화일까.
그러다보니 공사일정이 촉박해 수영장은 지붕을 씌우지 않은 채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문제는 대회기간에 비가 내릴 경우. 경기진행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세계수영연맹(FINA)이 이를 공식기록으로 인정할지도 의문이다.
관심의 초점은 테러 가능성이다. 미국과 호주는 선수단을 선수촌이 아닌 유람선에 숙박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바다 속에 수중 침투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할 전망. 그리스 정부는 미국에 대해 자체 안전요원이 오는 것을 막지는 않겠지만 무기 휴대는 안 된다고 통보했다.
그리스는 안전문제에만 8억달러의 예산을 쏟아부어 5만여명의 경찰과 군인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의 협조를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다.
24일부터 아테네에서 안전관계 회의가 열리는데 한국도 참가한다. 한국도 자체 안전요원을 보낼 계획이지만 아테네조직위측에선 선수단에 배정된 인력 내에서 해결하라는 입장. 안전요원을 늘리려면 그만큼 선수단 규모를 줄여야 해 경기력 향상에 지장이 생길 수 있으니 이래저래 고민이다.
아테네에서의 숙박은 한국의 80년대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초특급 호텔은 다르지만 보통 별 5개짜리 호텔은 국내로 치면 3개 정도다. 여기에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어 테러와 함께 숙박문제가 골칫거리라고 한다.
동유럽의 매춘부가 다 집결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와는 달리 막상 아테네는 차분하다. 또 불안한 국제정세 때문에 경기장 티켓 판매가 부진할 것이란 예상이었지만 현재 40% 이상의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아테네올림픽을 두고 그동안 이런저런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와 보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한국선수단에겐 남은 100일 동안 기량 향상에 정진해 목표인 세계 스포츠 10강 복귀와 사상 최다인 13개의 금메달을 향해 정진하는 일만 남았다.
정리=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10개 종목 전문가 해설위원 위촉
《동아일보는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각 종목 전문가 10명을 본지 해설위원으로 위촉했습니다. 이들은 올림픽 기간 동안 독자 여러분께 좀더 생동감 넘치고 깊이 있는 경기 해설과 재미있는 뒷얘기를 전해드릴 것입니다.》
◇해설위원 명단(무순)
2004아테네올림픽 한국 출전권(3일) | ||
종목 | 획득 세부 종목 | 인원 |
양궁 | 남녀 단체전, 남녀 개인전 | 6명 |
육상 | 남자마라톤(이봉주 지영준 이명승) 여자마라톤(이은정 최경희 정윤희) 남자 20km 경보(이대로, 박칠성, 신일용) 남자 50km 경보(김동영) 여자 20km 경보(김미정) 남자 창던지(박재명) 여자 창던지기(장정연) 남자 110m 허들(박태경) 남자 장대높이 뛰기(김유석) 남자 세단뛰기(박형진) 여자 포환던지기(이미영) | 17명 |
농구 | 여자 | 12명 |
축구 | 남자 | 18명 |
복싱 | 51kg급(김기석), 54kg급(김원일), 57kg급(조석환), 60kg급(백종섭), 69kg(김정주), 81kg(송학성) | 6명 |
사이클 | 남자 스프린트, 남자 게린, 여자 포인트레이스, 여자개인도로 | 4명 |
승마 | 장애물비월 단체전 | 4명 |
펜싱 | 남자 에페(이상엽), 사브르(오은석), 여자 플러레(남현희), 사브르(이신미), 남자 플러레 단체, 여자 에페 단체 | 10명 |
체조 | 남자 기계체조 단체전, 여자 기계체조 개인 | 7명 |
핸드볼 | 남자 핸드볼, 여자 핸드볼 | 30명 |
하키 | 남자 하키, 여자 하키 | 32명 |
유도 | 남자(60kg, 73kg, 90kg) 여자(63kg) | 4명 |
근대5종 | 남자 | 2명 |
조정 | 남자 싱글스컬, 여자 싱글스컬 | 2명 |
요트 | 남자 470급, 남자 미스트랄급(옥덕필) | 3명 |
사격 | 남녀 공기소총, 남녀 공기권총, 남자 속사권총, 남녀 소총3자세, 남녀 스키트, 여자 25m스포츠권총, 여자더블트랩 | 16명 |
수영 | B기준 기록 통과선수, 싱크로 듀엣(장윤경, 유나미) | 18명 |
탁구 | 남자(오상은, 유승민, 주세혁, 이철승, 이정우) 여자(이은실, 김경아, 윤지혜, 김복례, 석은미) | 10명 |
태권도 | 남자(68kg급, 80kg급) 여자(57kg급, 67kg급) | 4명 |
역도 | 남녀 각 4체급 | 8명 |
레슬링 | 남자 자유형(55kg급, 60kg급, 66kg급, 84kg급), 남자 그레코로만형(55kg급, 60kg급, 66kg급, 74kg급), 여자 자유형 55kg급 | 9명 |
배드민턴 | 남자단식(이현일, 손승모), 여자단식(전재연), 남자복식(김동문-하태권, 이동수-유용성, 임방언-김용현), 여자복식(라경민-이경원, 이효정-황유미), 혼합복식(김동문-라경민, 김용현-이효정) | 13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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