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그건 말이죠…. 형한테만 알려드릴게요.”(심정수·29)
배우는 데에는 위아래가 없는 법. 삼성 양준혁이 후배인 현대 심정수로부터 한 수 배운 뒤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양준혁은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을 친다’는 국내프로야구의 대표적 왼손타자. 신인이던 1993년부터 9년 연속 3할 타율을 거뒀을 정도로 정교한 방망이를 자랑한다.
그런 양준혁이 심정수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청한 건 시범경기 때. 지난해 50홈런을 넘긴 심정수의 장타 비결이 궁금해서였다. 이에 심정수는 하체를 이용하라고 충고했다.
“방망이 임팩트 때 투수 쪽을 향한 다리를 쭉 펴라고 하더군요. 이 타격법을 집중적으로 훈련해 내 것으로 만들었더니 장타력도 좋아지고 안타도 종전엔 1개 칠 걸 2개 치게 됐어요. 그동안 상체로만 쳤는데 이젠 하체를 이용한 타격에 새롭게 눈을 떴습니다.”
양준혁의 성적은 올시즌 타율 0.328에 32타점 9홈런. 35세의 노장이지만 이승엽 마해영이 빠져나간 삼성 타선의 핵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게 다 후배 심정수를 ‘사부’로 모신 덕이다.
대구=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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