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프로야구]‘국민타자’ 이승엽 2군 추락

  • 입력 2004년 5월 11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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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이다.

‘국민타자’ 이승엽(28·지바 롯데 마린스)이 2군으로 떨어졌다.

이승엽은 10일 일본 삿포로돔구장에서 열린 니혼햄전이 끝난 뒤 밤 12시께 바비 밸런타인 감독과의 면담에서 2군행이 결정됐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에서 7회 대타로 나가 삼진아웃됐다.

2군행을 받아들인 이승엽은 11일 오전 비행기를 타고 도쿄로 이동해 지바 롯데 2군 경기장인 우라와구장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2군 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앞으로 빨라도 열흘이 지난 21일에야 1군에 등록할 수 있다.

이승엽이 2군으로 강등된 것은 처음. 국내에서 9년간 뛰면서 한 번도 2군에 내려간 적이 없어 이번 일은 스스로에게 큰 충격일 것으로 보인다.

● 왜?

이승엽은 최근 7경기에서 홈런 없이 22타수 3안타(0.136)로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올 시즌 성적도 타율 0.233에 5홈런 19타점. 중심타자가 내세울 수 있는 성적은 아니었다.

최근 이승엽의 경기를 지켜본 ‘일본통’ 김성근 전 LG 감독은 “쳐야 할 코스의 공을 계속 놓치고 있다. 다른 공은 놓쳐도 자기가 좋아하는 코스의 공은 놓치면 안 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코스마저 없어져 버렸다”고 말했다.

타격 스타일이 계속 바뀌는 것도 문제. 김 전 감독은 “상대투수 스타일에 따라 타격폼이 흔들린다. 다리를 많이 들었다가 적게 든다든가, 타석에 바짝 붙었다가 멀리 떨어지는 등 확실한 자신만의 폼을 못 만들고 있다. 타자의 기본은 투수가 바뀌어도 타격폼이 바뀌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초반엔 통했는데…

서로 몰랐기 때문이다. 이승엽도, 일본 투수들도 서로 상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이승엽의 초반 스윙은 콤팩트했다. 안타를 때려내기 위해서 스윙폭을 줄이고 맞히는 배팅을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스윙이 커졌다. 지난달 4일과 5일 연달아 홈런을 쳐낸 뒤부터 스윙이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는 게 김 전 감독의 얘기. 큰 것을 때려내기 위해 ‘어퍼스윙’을 하면서 정확성이 떨어졌고 안타를 못 때려내니 초조해지고 자신감도 잃어버렸다.

● 지바 롯데는?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지바 롯데는 이승엽의 침묵이 시작되면서 10연패에 빠져 들었고 10일 현재 15승1무22패(승률 0.405)로 퍼시픽리그 꼴찌로 내려앉았다. 마무리 고바야시 등 불펜진이 불안하고 방망이도 약한 편. 용병 5명의 활약도 미미하다.

지바 롯데는 부진한 고바야시 대신 새로운 ‘용병 마무리’를 구하고 있다. 일본야구의 외국인 선수 1군 등록 엔트리는 4명으로 만약 마무리가 영입되면 이승엽은 설 자리가 없어진다.

그는 삼성에선 간판스타였지만 지바 롯데에선 용병. 성적에 따라 언제든 해고될 수 있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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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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