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지바 롯데 마린스)이 2군으로 추락한 데 이어 ‘핵잠수함’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마저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11일 경기에서 3과 3분의 1이닝 동안 5안타 6실점한 김병현을 마이너리그 트리플A팀인 포투켓 레드삭스로 보낸다고 발표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동안 김병현을 극구 감싸던 보스턴의 테오 엡스타인 단장이 “선발로 돌린 게 내 잘못”이라고 시인한 점. 이는 메이저리그 유일의 잠수함 선발인 김병현이 앞으로 선발투수로 뛰는 게 불투명하다는 걸 의미한다.
엡스타인 단장은 “내가 손가락질을 받아야 한다. 모든 비난을 감수하겠다. 우린 그를 5선발로 기용했지만 지난 세 차례의 선발에서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병현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해외파 선수들은 지금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다.
‘맏형’ 격인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는 1승3패로 여전히 재기가 불투명하다. 텍사스는 20승12패(승률 0.625)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조 2위를 달리며 상승세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박찬호 때문에 고민. 현지 언론에선 불펜 강등설도 나오고 있어 13일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전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선발 잔류마저 위태롭다.
지난해 풀타임 선발로 활약했던 서재응(뉴욕 메츠)도 1승3패로 불안하다. 손가락 부상이 자주 재발하는 것도 걱정스러운 점.
최희섭(플로리다 말린스)은 9홈런 20타점으로 제 몫을 해내고 있지만 왼손선발투수가 등판하면 철저히 스타팅에서 제외시키는 잭 매키온 감독의 작전 때문에 최근 타격감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일본 쪽으로 넘어가면 더 한숨이 나온다. 타격부진의 이승엽과 시즌 4패의 구대성(오릭스 블루웨이브)은 2군에서 훈련 중이다.
그나마 해외파 중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가 김선우. 5선발의 부상 때문에 선발 기회를 잡은 김선우는 2경기에서 2연승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1998년 미국에 건너간 뒤 그동안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며 고생한 김선우는 뒤늦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고 있다.
프로야구 해외파의 올 시즌 성적(12일) | ||
선수 | 2004시즌 성적 | 상황 |
박찬호 | 1승3패 평균자책 5.50 | 선발 잔류 위기 |
서재응 | 1승3패 평균자책 4.91 | 〃 |
김선우 | 2승 평균자책 1.24 | 5선발 잔류 유력 |
김병현 | 1승1패 평균자책 6.17 | 마이너리그 강등 |
최희섭 | 타율 0.247 9홈런 20타점 | 선발 왼손투수 땐스타팅 제외 |
이승엽 | 타율 0.233 5홈런 19타점 | 2군 강등 |
구대성 | 4패 평균자책 5.64 | 2군 강등 |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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