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생일이었다. 미국프로농구(NBA) 최고의 포워드로 꼽히는 케빈 가넷(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이 생일 선물로 콘퍼런스 결승 티켓을 품에 안았다.
20일 미니애폴리스 타겟센터에서 열린 미네소타와 새크라멘토 킹스의 NBA 플레이오프 서부콘퍼런스 준결승(7전4선승제) 최종 7차전. 28세 생일날 마지막 승부에 나선 가넷은 풀타임에 가까운 46분을 뛰며 32득점, 21리바운드에 5블록슛, 4가로채기로 미네소타의 83-80 승리를 이끌었다.
미네소타는 이로써 4승3패로 새크라멘토를 제치고 팀 창단 15년 만에 처음으로 콘퍼런스 결승에 올라 22일부터 LA레이커스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다툰다. 미네소타는 지난해 플레이오프 1회전에서 LA레이커스에게 2승4패로 패해 탈락했지만 올 정규리그 상대전적에선 3승1패로 앞섰다.
경기가 끝난 뒤 2만명 가까운 홈팬의 기립 박수 속에 기록석으로 뛰어올라 환호한 가넷은 “모든 사람에게 뭔가 보여줘야 했다. 너무 기쁘다. 내 생일이라 더욱 그런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95년 고졸 신인으로 NBA에 뛰어든 가넷은 지난해까지 단 한차례도 플레이오프 1회전을 통과한 적이 없어 간판스타로서 자존심이 상했다. 하지만 올 시즌 눈부신 개인기로 코트를 장악하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로 뽑혔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미네소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미네소타 팀 포렌티 주지사는 이날을 ‘케빈 가넷의 날’로 선포했다.
새크라멘토는 NBA 사상 두 번째로 3년 연속 7차전 승부에서 패해 탈락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날 가넷은 4쿼터 초반 13점을 내리 뽑으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74-70으로 앞선 4쿼터 종료 3분39초전 보기 드문 8m짜리 버저비터 3점 슛을 날렸다.
미네소타는 새크라멘토 더그 크리스트에게 3점포를 얻어맞아 1점차로 바짝 쫓긴 종료 16초전 샘 카셀(23득점, 7어시스트)이 자유투로 2점을 보태 승부를 결정지었다. 마지막 공격에 나선 새크라멘토는 크리스티의 3점슛이 에어볼에 그쳤고 브래드 밀러의 레이업슛이 가넷의 블로킹에 막힌 뒤 크리스 웨버의 3점포마저 무위에 그쳐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가는 데 실패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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