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프로농구 국민銀 감독 교체 ‘잡음’

  • 입력 2004년 5월 23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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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농구 감독 목숨은 파리 목숨인가.

국민은행 여자농구팀 정태균 감독은 8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지난 주말 구단으로부터 다음 시즌 재계약을 포기한다는 갑작스러운 통보를 받았다. 감독에 대한 인사권은 구단이 갖고 있으므로 감독 교체에 토를 달 수는 없다.

하지만 정 감독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 4월 끝난 겨울리그에서 4강에 오른 뒤 구단 고위관계자는 정 감독에게 계속 감독을 맡아달라는 의사를 전했다. 사인만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재계약을 통보한 것.

이에 정 감독은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휴가를 떠났는데 보름여 만에 귀국해 보니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코칭스태프를 교체하기로 했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얘기였다. 다음 시즌 우승을 해야 하는데 현 감독과 코치로는 약하다는 말까지 했다는 것.

그러나 정 감독은 삼성생명을 3차례 여자프로농구 정상으로 이끈 바 있으며 이번에 함께 그만 둔 유영주 코치 역시 현역 시절 SK와 삼성생명 우승의 주역. 이렇듯 교체사유가 분명치 않자 프런트와 특정 선수가 마음에 맞지 않는 코칭스태프를 밀어냈다는 의혹까지 돌고 있다.

사령탑 교체가 활발한 비 시즌을 맞아 정 감독은 몇 군데 여자팀과 남자프로팀으로부터 영입제의를 받았지만 구단 측의 말만 믿고 모두 사양해 왔다. 실제로 한 구단에선 정 감독을 사령탑 후보로 올렸지만 국민은행과 이미 재계약했다는 사실을 접하고는 포기하기도 했다.

성적에 대한 문책이었다면 시즌 종료 후 바로 입장을 정리했어야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양진욱 사무국장은 “재계약 포기 시점이 잘못된 점을 시인한다. 검토 시간이 필요했다”며 군색한 변명을 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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