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팬들만이 우글거리는 씨름 경기장에서 올 시즌 들어 가장 큰 변화는 '오빠부대'가 등장했다는 것.
이는 탤런트 뺨치는 출중한 '얼짱'들과 탄탄한 근육질 몸을 자랑하는 '몸짱', 그리고 절묘한 춤을 구사하는 '춤짱', 특이한 몸짓의 '제스처짱' 등, 개성만점의 장사들이 등장했기 때문.
지난 1월 프로 씨름판에 뛰어든 조준희는 대표적인 '얼짱.' 하얀 피부에 준수한 용모, 1m92의 쭉 뻗은 몸을 가진 그는 매 대회마다 최소한 50명 이상의 여학생 팬을 달고 다닌다. 조준희의 소속팀인 LG투자증권에는 '모래판의 테리우스' 남동우(29)와 '폭격기' 김기태(24) 등 선배 '얼짱'들이 있지만 이들은 기혼자라 조준희 보다는 인기가 덜한 편.
신창건설의 이준우(24)는 씨름선수 답지 않은 곱상한 용모의 '얼짱.' 그는 "여자 팬들이 생긴 뒤 얼굴을 다치거나 뾰루지라도 나면 괜히 신경이 쓰인다"고.
체격 좋은 장사들 중에서도 신창건설의 조범재(28)와 LG투자증권의 이성원(28), 현대중공업의 김유황(23)은 대표적인 '몸짱.' 이들은 군살 하나 없는 조각상 같은 몸을 만들기 위해 팀훈련이 끝난 뒤 매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매 관리를 한다.
이들 외에 신이 나면 2m18의 큰 키에 어울리지 않게 앙증맞은 테크노춤을 추는 '춤짱' 최홍만(24·LG투자증권)과 묘기에 가까운 공중제비돌기 등으로 화려한 '승리 세리머니'를 펼치는 '제스처짱' 장정일(27·현대중공업)도 개성만점의 장사들.
25일부터 이틀간 부산 벡스코(BEXCO) 특설씨름장에서 열리는 2005APEC 부산유치기념 민속씨름대회. 이번 대회 모래판에서도 이들의 개성이 톡톡 튈 전망이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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