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와 허리 한방 치료차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시 귀국한 김병현(25·보스턴 레드삭스·사진)이 이번엔 고향 팀인 기아행을 암시하는 돌출 발언을 해 한때 구단 관계자들의 휴대전화에 불이 났다.
김병현은 자신의 트레이드 설에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 “어디를 가든 최선을 다하겠다. 지금까지 내가 한 것이라곤 야구뿐이다. 기아에 가더라도 열심히 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아에서 뛰려면 절차가 복잡하다”는 질문에 “트라이아웃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응수했다.
이에 대한 기아의 반응은 대환영. 정재공 단장은 “김병현 같은 슈퍼스타가 우리 팀에서 뛴다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뛴다. 입단 의사가 확고하고 올 수 있는 여건만 된다면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병현의 발언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해도 무방한 빈말. 먼저 김병현은 2년간 국내 구단에 입단할 수 없다. 99년 이후 해외로 진출한 선수는 귀국 후 2년간 국내 활동이 금지되기 때문. 김병현은 99년 2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했다.
또 기아에도 우선권이 없다. 기아는 해태 시절 김병현을 97년 고졸 2차 우선 신인으로 지명했지만 성균관대에 진학한 김병현이 2년 후 미국으로 갔기 때문에 지명권이 소멸됐다. 따라서 김병현은 8개 구단이 성적 역순으로 뽑는 2차 지명 시장에 나와야 한다.
게다가 김병현은 올해부터 2년간 1000만달러(약 120억원)의 연봉 대박을 터뜨린 상태.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면서 그를 영입할 국내 구단이 있을까. 결국 김병현의 이날 발언은 또 한번의 해프닝으로 남게 됐다.
한편 김병현은 예상과는 달리 몰려든 취재진을 피하지 않고 “차로 따지면 타이어에 펑크가 났는데 제대로 볼 스피드가 나오겠는가”라고 농담을 던지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병현은 “길게 잡아 열흘 정도 국내에 머물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