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말린스와 뉴욕 메츠가 2-2로 맞선 5회 초. 2사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뉴욕 메츠의 투수 서재응이 3루수 앞 기습번트를 댔다. 1루를 향해 달려간 그를 맞이한 플로리다의 1루수는 광주일고 2년 후배 최희섭. 고교 신입생 때 하늘 같던 졸업반 주장을 향해 최희섭은 대놓고 축하할 순 없었어도 밝은 미소를 건넸다. 서재응도 그런 후배를 향해 씩 웃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처음 맞대결을 벌인 선후배의 짧지만 정겨운 만남이었다.
30일 마이애미 프로플레이어스타디움에서 열린 플로리다와 뉴욕 메츠의 경기. 선발 등판한 서재응은 최희섭에게 안타 1개를 맞고 삼진 1개에 이어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목을 다쳐 침까지 맞고 나선 서재응은 6이닝 동안 5안타, 5볼넷, 몸에 맞는 공 1개를 내주며 2실점으로 잘 던져 퀄리티 피칭(6이닝 이상 투구로 3실점 이하)을 기록한 뒤 승패 없이 물러났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3승 달성(2승4패)에는 실패했지만 평균자책은 5.30에서 4.97로 낮췄다.
자신의 최다인 6경기 연속 안타를 친 최희섭은 3타수1안타. 시즌 타율 0.254.
서재응은 “첫 번째 안타는 희섭이가 잘 노려 쳤다”고 칭찬하면서 “어떻게든 희섭이와 만나려고 1루에 꼭 살아나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희섭 역시 “형 공이 너무 좋았다. 병살타는 올 시즌 두 번째 인데 형은 절묘하게 타이밍을 뺏었다”고 선배를 치켜세웠다.
3월26일 시범경기에서 한 차례 맞붙어 삼진과 안타를 하나씩 주고받으며 3타수 1안타를 기록한데 이어 다시 사이좋게 “장군 멍군”.
최희섭은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서재응의 초구를 끌어당겨 오른쪽 안타를 뽑아냈다. 하지만 서재응은 4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최희섭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6회말 무사 1루에선 2루수 앞 병살타로 처리했다. 플로리다가 연장 10회 끝에 3-2로 승리.
한편 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는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게임에서 1-3으로 뒤진 8회초 두 번째 투수로 출전해 3분의 1이닝 동안 2안타 2볼넷으로 1실점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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