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메추 감독이 “한국과 카타르 어느 곳에도 가지 않겠다. 여기저기에서 내 기사가 나오고 있지만 알지 못하는 내용이다. 난 어느 곳과도 계약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는 것. 또 “나는 알 아인의 감독에 만족하고, 이곳에서의 계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알 아인에 잔류할 뜻을 내비쳤다는 보도도 있었다. 지난달 30일 “메추 감독이 오는 데 문제가 없다”고 기술위원회가 밝힌 것과는 딴판이다.
메추 감독 영입을 실질적으로 책임진 가삼현 협회 국제국장은 1일 “하루 전 메추 감독에게 영입 제안서를 보냈다. 메추 감독이 검토해보고 연락을 준다고 했다. 협상은 지금부터다”라고 밝혔다. 그는 “카타르의 한 클럽이 제시한 조건과 우리가 제시한 조건을 비교하고 있는 것 같다”며 메추 감독이 한국에 못 올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동안 “메추 감독이 한국에 오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던 협회의 주장과는 다른 상황이다.
혼란을 가중시킨 또 하나의 원인은 국제국과 기술위원회의 엇박자. 기술위원회는 “돈 문제만 빼고 99% 메추 감독이 오는 것으로 확정됐다”고 발표했으나 가 국장은 “메추 감독과의 계약 성사 여부는 전적으로 돈에 달렸다. 기술위원회가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 감독을 선정하는데 국제국과 기술위원회가 협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국제국의 한 관계자는 “언론이 너무 앞서 가는 바람에 일이 뒤틀렸다”며 메추 감독 영입 난항의 책임을 언론에 돌렸다. 그러나 메추 감독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먼저 발표한 게 협회다. 또 “이르면 2일 터키전에 메추 감독이 한국팀 벤치에 앉을 수도 있다”며 계약이 다 성사된 것처럼 얘기한 것도, 복수 후보를 내지 않고 메추 감독 한 명만 우선협상대상에 올려 몸값을 부추긴 것도 협회다.
메추 감독을 둘러싼 혼란은 미숙한 일처리로 협상에서 주도권을 빼앗긴 협회가 자초한 결과나 다름없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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