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부터 2군에서 훈련 중이던 지바 롯데 마린스의 이승엽(28)이 3주 만에 1군으로 컴백한다.
이승엽은 2일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2군 경기가 끝난 뒤 마린스 2군 고가 감독으로부터 1군행을 통보받았다. 3일엔 1, 2군 경기가 없어 4일부터 홈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긴테쓰 버펄로스와의 3연전에 출전한다.
이날 3타수 1안타 1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은 현지 특파원들과의 인터뷰에서 “기분이 좋다. (2군 생활은) 좋은 경험이 됐다. 잃었던 것을 되찾은 느낌”이라며 기뻐했다.
이승엽은 그동안 2군에 내려가 있으면서 타격폼을 수정했다. 타격 준비과정에서 완전히 열려 있던 오른쪽 다리를 왼쪽다리와 평행하게 했고 백스윙도 짧게 줄였다. 콤팩트한 스윙으로 교정을 시도한 것.
타격폼 수정의 효과 때문인지 이승엽은 2군 1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0(40타수 12안타)에 3홈런 12타점의 괜찮은 성적을 냈다. 그는 “자신감을 되찾고 올라간다”며 밝은 표정.
이날 마지막 2군 경기에서 특이한 점은 이승엽의 좌익수 선발출전. 이는 바비 밸런타인 감독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1루를 맡았던 이승엽은 마린스에 입단한 뒤 지난해 1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후쿠우라에게 밀려 주로 지명타자로 나섰다. 또 다른 외국인 타자들인 베니와 프랑코는 각각 좌익수와 3루수를 맡았다.
하지만 이승엽이 2군으로 내려간 뒤 베니는 좌익수와 지명타자, 프랑코는 3루수와 좌익수로 번갈아 출전하고 있는 형편. 밸런타인 감독은 둘 다 수비가 좋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따라서 이승엽을 1군으로 불러들여도 지명타자로만 고집하지 않고 3명을 번갈아 기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승엽은 지명타자 자리마저 보장받지 못해 입지가 더욱 좁아지는 셈.
국내 프로야구 삼성에서 96년 46차례 좌익수로 뛰는 등 외야수 경험이 있는 이승엽은 이날 경기에 앞서 외야수 훈련을 받은 뒤 좌익수로 출전해 무리 없는 수비를 해냈다. 그는 “(외야수를) 시키면 하겠지만 나한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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