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안다면 당신은 미국 스포츠 팬 중의 팬이다. 이들은 다름 아닌 미국 경기장 이름이다.
미국에서는 요즘 경기장 이름에 기업 이름을 포함시키는 마케팅 전략이 새로운 추세. 뉴욕 타임스(NYT)에 실린 내용을 소개한다.
●비아그라 구장도 생긴다?
스포츠 마케팅 회사 본햄 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16년 전인 1988년 경기장 명칭 관련 계약은 불과 3건에 2500만달러(약 300억원) 규모였다. 하지만 올해는 66건에 총 계약금이 36억달러(약 4조3200억원)에 이른다. 88년에 비해 144배나 증가한 것. 심지어 “비아그라 구장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
NYT는 30∼40년 전만 해도 팀이나 지역 또는 구단 소유주의 이름을 따 ‘타이거 스타디움’ ‘보스턴 가든’ ‘크로슬리 필드’ ‘에빗츠 필드’라고 이름 붙였는데 이젠 그런 정겨웠던 시대는 끝났다고 아쉬워했다.
●기업의 흥망성쇠에 따라 경기장 이름도 바뀐다
기업의 인수, 합병, 파산이 증가해 일부 경기장의 이름이 수시로 바뀌는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한 예가 미 프로농구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홈구장. 몇 년 전만 해도 경기장 이름은 원 계약사인 ‘코어스테이츠 파이낸셜’의 이름을 딴 ‘코어 스테이츠 센터’. 그러나 이 회사가 ‘퍼스트유니언 그룹’에 매각되고, 이 그룹이 와초비아사를 인수하면서 경기장 이름은 ‘코어 스테이츠 센터’→‘퍼스트유니언 센터’→‘와초비아 센터’로 2번이나 바뀌었다.
2001년 회계 부정 스캔들에 휩싸였던 엔론 사건을 기억하는지. 이 사건 전만 해도 휴스턴에는 프로 야구팀 애스트로스의 홈구장 ‘엔론 필드’가 있었다. 그러나 엔론사가 스캔들로 파산 지경에 이르자 애스트로스는 주스 제조회사와 다시 계약했고 경기장 이름은 ‘미니트 매이드 파크’로 바뀌었다.
●‘경기장 이름 마케팅’의 효과는?
마케팅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상품 구매 유발 효과가 있는지 측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잠재적 소비자들에게 적어도 회사의 이름만이라도 알리는 데는 효과가 있다.
버팔로의 M&T뱅크는 지난해 볼티모어에 새로운 지점을 개설하면서 미식축구팀인 래이븐스에 7500만달러를 주고 15년간 홈 경기장 명칭에 대한 권리를 샀다. M&T뱅크 측은 래이븐스 구장이 ‘M&T뱅크 스타디움’으로 이름을 바꾼 뒤 4개월 만에 볼티모어 소재 18개 은행에서 M&T뱅크의 인지도가 3위로 올라섰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스포츠와 전혀 관계없는 은행, 자동차 회사, 보험사, 항공사 등이 과연 실질적인 마케팅 효과가 볼 수 있겠느냐고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기업 명칭이 들어간 주요 경기장 | |||
경기장 명칭 | 위치(종목) | 계약 회사 | 비고 |
릴라이언트 스타디움 | 휴스턴(미식축구) | 릴라이언트 에너지 | 2032년까지 30년간 사용료 3억달러 |
페덱스필드 | 워싱턴(미식축구) | 페덱스 | 2025년까지 27년간 2억500만달러 |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 | 달라스(농구·하키) | 아메리칸 에어라인 | 2030년까지 30년간 1억9500만달러 |
필립스 아레나 | 애틀랜타(농구·하키) | 필립스 | 2019년까지 20년간 1억8500만달러 |
미니트 매이드 파크 | 휴스턴(야구) | 미니트 매이드 | 2029년까지 28년간 1억7000만달러 |
M&T뱅크 스타디움 | 볼티모어(미식축구) | M&T뱅크 | 은행 |
SBC파크 | 샌프란시스코(야구) | SBC커뮤니케이션스 | 통신회사 |
와초비아 센터 | 필라델피아(농구·하키) | 와초비아 | 종합 금융 서비스사 |
스테이플스 센터 | 로스앤젤레스 (농구·하키) | 스테이플스 | 사무용품 제조업체 |
밀러 파크 | 밀워키(야구) | 밀러브루잉 | 맥주회사 |
페덱스 포럼 | 멤피스(야구) | 페덱스 | 택배업체 |
도요다 센터 | 휴스턴(농구·하키) | 도요다 | 자동차회사 |
시티즌스 뱅크 파크 | 필라델피아(야구) | 시티즌스 뱅크 | 은행 |
페트코 파크 | 샌디에이고(야구) | 페트코 애니멀 서플라이스 | 애완동물 관련 상품 제조업체 |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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