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이형택 “윔블던 자신감 팍팍”…아토이스오픈 2회전 진출

  • 입력 2004년 6월 8일 17시 45분


3전4기의 값진 승리. 한국 테니스 간판스타 이형택(삼성증권)이 후련한 설욕전을 펼쳤다.

8일 영국 런던의 퀸스클럽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스텔라 아토이스오픈(총상금 79만 유로) 단식 1회전.

이형택은 ‘광속서버’ 그레그 루세드스키(영국)에게 2-1(3-6,6-3,6-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최근 프랑스오픈 3회전 진출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약물 복용혐의를 받고 있는 루세드스키는 최고 시속 239.8km에 이르는 강력한 서브로 한때 세계 랭킹 4위까지 오른 강호. 게다가 이형택이 까다로워하는 왼손잡이. 이형택은 루세드스키와 95년 서울에서 처음 맞붙어 패한 뒤 2002년 윔블던 2회전, 지난주 서비튼 챌린저대회에서 3차례 맞붙었으나 전패의 수모를 안았다. 이 같은 상대전적 때문이었던지 루세드스키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줄곧 얼굴에 웃음을 띤 채 여유를 보였다. 이에 오기가 생긴 이형택은 과감한 스트로크를 앞세워 시종일관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친 끝에 루세드스키를 4번째 대결에서 처음으로 꺾은 기쁨을 맛봤다.

이형택은 루세드스키의 강서브에 막혀 첫 세트를 먼저 내줬지만 2세트 들어 루세드스키의 4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모두 지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에서도 0-3, 2-4로 잇달아 뒤져 위기를 맞았으나 안정된 서브 리턴과 강력한 스트로크로 추격전을 전개해 역전 드라마를 엮어냈다.

잔디코트에서 치러지는 이 대회는 이달 말 개막되는 윔블던의 전초전. 이형택은 핸디캡으로 지적되어온 왼손잡이 강서버에 대한 징크스에서 벗어나며 윔블던을 향한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한편 이형택은 이날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지난주 123위 보다 24계단이나 뛰어오른 99위까지 점프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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